버냉키,'제로금리' 깜짝쇼..'양적완화' 공식화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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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0∼0.25%로 하향 배경

버냉키,'제로금리' 깜짝쇼..'양적완화' 공식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만장일치로 기존 1%이던 목표금리를 0∼0.25%로 하향, 사실상 '제로금리'시대를 연 것이다. 연준은 이로써 지난해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5.25%이던 기준금리를
0∼0.25로 끌어내렸다.

◇ 시장에 단호한 '시그널'..'양적완화' 공식화



금리인하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팽배해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이미 마이너스 수준에 도달해 있는데다 거듭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신용경색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사실상 0%까지 낮춤으로써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단호한 신호를 보낸 것은 심리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더 이상 금융완화 정책 여지가 없어졌음에도 연준은 추가로 동원할수 있는 실탄을 강조함으로써 시장에 던지는 '시그널 효과' 극대화를 노렸다.

연준이 앞으로 동원할수 있는 수단은 가격(금리)이 아닌 물량(통화량)이 될 수 밖에 없다. 16일의 FOMC를 기점으로 '양적완화'정책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연준은 "앞으로 수분기에 걸쳐 대량의 정부기관 채권과 모기지 증권을 매입, 모기지시장과 주택시장을 지탱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의지를 밝혔다.

연준은 구체적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행중인 기간입찰대출 프로그램(TALF)을 내년초부터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 활성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TALF가 패니매 프레디맥 보증 모기지 뿐 아니라 일반 모기지 증권매입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소비자 물가 사상 최대 하락..'디플레 우려'

연준이 '제로 금리'정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 우려가 급속히 확산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리결정에 앞서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 물가지수 CPI(계절조정치)가 전월대비 1.7% 하락, 1947년 물가 지표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진 점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켰다.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CP가 전월대비 0.1%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제자리 걸음에 그친 점이 주목된다.
핵심 CPI는 연준이 금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주택착공건수 역시 전달보다 18.9% 감소한 연율 62만5000채로 통계가 시작된 1959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 끝없는 경기 추락을 반영한 점도 FOMC의 최종 만장일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나 사폴타 드레스드너 클라인바르트 이코노미스트는 FOMC에 앞서 "50년래 최장기간의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물가 역시하락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의 파격적인 금리정책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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