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린 반도체 감산 계획없다"

오동희 기자, 진상현 기자 2008.12.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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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도시바 감산에도 아직 견딜만하다

세계 낸드플래시 반도체 3위 하이닉스반도체에 이어 2위인 일본 도시바도 감산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감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고위 관계자는 16일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견딜만하다"며 "우리는 아직 (낸드플래시) 감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1년여 동안 계속된 하락으로 제조원가 미만까지 떨어져 업계에선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연초 대비 3분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경쟁력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는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플래시메모리카드 업체인 샌디스크가 도시바와의 합작 플래시메모리 라인인 팹3와 팹4를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약 2주간 생산을 중단하고, 향후에도 당분간 생산 능력의 70%만 가동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후발주자들의 이 같은 감산 노력과는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더 어려워지면 (감산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 감산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을 높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3,4라인 등 2개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키로 한 것에 대해 낙후 시설 정리 차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생산량을 현상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함에 따라 감산에 나선 후발주자들은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합작사가 생산하는 낸드 플래시 물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35% 내외이다. 이 회사들이 2주간 낸드플래시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재가동시 전체 생산능력의 70%만 가동키로 해 전 세계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급이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낸드 플래시 부문 3위인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는 이미 감산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급측면에서는 물량 조절이 상당부분 진척돼 낸드플래시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공급과잉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부진이 시장침체의 원인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현 시장 상황과 관련, "가장 큰 문제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낸드 플래시 생산 공장은 삼성전자와 낸드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곳"이라며 "환율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긴 하지만 삼성전자도 감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이번 반도체 업계 혹한기에 어떤 기업이 추위를 견디고 햇볕을 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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