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기 침체 속 배당 투자도 '찬바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12.17 12:16
글자크기
연초 이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마음고생이 심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배당주 투자도 예년 같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 이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주식시장이 약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통상 가을부터 시작되는 배당주 투자 시즌이 배당락일을 앞두고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배당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싸늘한 모습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배당주 펀드는 주식과 달리 3개월 이내에 환매할 경우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 시즌에 맞춰 단기투자가 어려운 데다 배당 성향이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지적이다.

◇ 배당주 투자, 돌다리도 두드려야



올해 배당락일은 오는 29일. 따라서 배당을 받으려면 26일까지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올해 배당주 투자는 과거에 비해 한층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상 시장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배당 성향을 예측할 때 최근 3~4년 동안의 배당 실적과 해당 연도의 이익 전망치를 근거로 삼는데 이번 연말에는 이익 전망이 어려울 뿐 아니라 금융 위기 및 실물경기 악화로 인해 이익이 줄어들면서 배당을 줄이거나 못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배당이라고 평가하려면 배당수익률이 적어도 3년물 국고채 금리 이상이어야 하지만 4%를 웃도는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내년 주식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단기 투자 측면에서 봐도 배당주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배당주 투자는 예년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배당을 성실하게 실시했던 기업으로 매수 범위를 좁힌 후 올해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기업을 다시 선별해 내는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악화로 인해 2008년 기업 이익 전망은 물론이고 배당 실시 여부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배당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이 12월 결산법인의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대한유화의 올해 배당수익률이 12.35%에 이를 전망이다. 동원시스템스와 대덕전자, 남해화학이 8%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KPX화인케미칼(7.30%), 율촌화학(6.93%), 대덕GDS(6.40%), 하이트홀딩스(6.37%), 금호타이어(6.27%), 비앤지스틸(6.10%) 등이 높은 배당수익률을 실현할 전망이다.

이밖에 대우건설(5.89%)과 부산은행(5.88%), 강원랜드(5.71%), 대림산업(5.68%), 대구은행(5.53%) 무림페이퍼(5.35%), 현대미포조선(5,30%), 유니드(5.21%) 등이 비교적 높은 배당 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휘닉스컴이 8.2%의 연말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STX팬오션(6.4%)과 GS홈쇼핑(6.2%) 신원(6.1%) 대구은행(6.1%) KB금융(6.1%) 한화석화(6.1%) 등이 6% 이상 배당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의 조사 결과 연말 배당수익률이 4%를 웃도는 종목은 KT(5.5%)와 강원랜드(5.4%) 부산은행(5.1%) 현대미포조선(5.0%) 대우건설(5.0%) 에스에프에이(4.5%) SK텔레콤(4.2%) 아시아나항공(4.1%) 제일기획(4.1%) 대우조선해양(4.0%) 등이다.

◇ 배당주펀드 단기투자는 금물



배당주펀드를 배당수익만 노리고 단기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다. 배당주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률 가운데 순수하게 배당수익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환매 수수료를 감안하면 단기 투자에서 건질 것이 거의 없기 때문.

연말 배당 시즌이면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절적 특성을 보이긴 하지만 올해는 기업의 이익 악화로 배당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자금 유입이 미미하다고 업계 전문가는 전했다.

지난 11월 이후 배당주펀드의 현금흐름을 집계한 결과 신영운용의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이 59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영밸류고배당주식'이 클래스에 따라 10억~20억원의 순유입을 나타냈고 삼성운용의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1-A'과 우리CS운용의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이 10억원 이내로 자금 순유입이 발생했다.



반면 '하나UBS배당60주식'에서 46억원 순유출이 발생했고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1-C'에서도 35억원의 자금이 순유출 됐다.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배당주펀드는 대부분 연초 대비 40% 내외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펀드가 최근 1개월 동안 2% 가량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진 제로인 애널리스트는 "배당 시즌에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지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동성이 낮은 특성을 활용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경기 침체 속 배당 투자도 '찬바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