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김치… 식품업계도 엔고 수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12.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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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웃고 있다.

원/달러 상승으로 원부자재 수입 시 환차손을 입은 일부 식품업체들도 있지만, 원/엔 상승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사조산업 (65,600원 ▲4,000 +6.49%)을 비롯한 원양업계는 경기불황이 본격화된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참치의 국제가격이 오른 데다 엔화가치까지 올라 이중으로 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조림용 참치는 전세계적으로 고루 판매되지만 횟감용은 주로 일본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선망참치(통조림용) 가격은 달러로, 연승참치(횟감용)는 엔화로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양업체는 달러가 올라도 수혜고, 엔화가 올라도 수혜다.

연승참치선 20척을 운영하는 동원산업 (30,850원 ▲100 +0.33%)은 연간 8000톤 가량의 횟감용 참치 생산량 대부분을 일본에 수출한다. 사조산업의 경우 횟감용 참치는 일본으로만 수출하는데 이는 전체 참치 어획량의 50%에 달한다.



올 1월~3월 1kg당 4829원이었던 횟감용 참치의 판매 단가는 4월~10월 1kg당 7978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어획량 감소로 인한 국제 참치기준가격 상승과 엔고 덕분이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어획량 감소로 일본 수출 물량은 줄었지만 수출액과 수익은 오히려 늘었다"며 "환율과 국제 참치기준가격 추이를 보면서 판매시기와 양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김과 김치도 엔화 벌이의 효자상품이다. 양반김과 양반김치를 일본에 수출하는 동원F&B는 엔화 강세로 지난 11월 이래 수출 마진이 15%가량 개선됐다.


동원F&B (30,950원 ▼900 -2.83%) 관계자는 "일본 수입업체에서 가격을 낮춰달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수출량은 예년과 비슷한데 엔화로 받으니까 이익률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종가집 브랜드로 김치를 수출하는 대상FNF도 엔고가 본격화되면서 월 평균 16억원이었던 일본 매출이 10월에는 40% 이상 늘어 22억원을 기록했다. 수출물량도 월평균 350톤에서 최근에는 30% 이상 늘어 450톤을 넘었다.



순창 고추장을 비롯해 장류와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대상 (20,400원 ▼150 -0.73%)도 엔화 수혜주다. 연 평균 25억원 가량이었던 일본 매출이 최근 엔화가치 상승으로 40% 이상 늘어 35억원에 달하고 있다.

정영섭 대상 홍보팀장은 "일본 매출 증대를 위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대표 고추장인 순창 고추장과 김치를 알리는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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