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투자사기로 월가 '발칵'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2.13 17:14
글자크기

韓 금융사도 피해

모두의 눈과 귀가 미 상원의 자동차 빅3 구제법안 표결에 쏠려 있는 사이 월가는 희대의 투자 사기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1일(현지시간) 월가의 거물 버나드 매도프(70)를 투자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을 역임한 매도프가 1960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증권사 버나드매도프LLC는 월가의 실시간 주식 거래를 선도했던 업체다.



FBI는 매도프의 사기 피해 규모가 최소 5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69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사기 사건 중 하나다.

수사 결과 매도프는 그간 이른바 '폰지'(Ponzi)라는 사기 수법을 이용,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규모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폰지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인한 뒤. 이후 투자자의 원금으로 이전 투자자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식 투자 사기 수법이다.

검찰은 매도프에게 20년 징역형과 500만달러 벌금을 구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별도의 벌금 부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맨해튼지방법원은 일단 투자자들의 긴급 구제 요청에 따라 매도프 소유의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향후 매도프의 자산을 관리할 자산 관리인으로 SEC를 지정했다.


매도프의 두 아들 마크(42)와 앤드류(40)도 사기 행각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크와 앤드류는 버나드매도프LLC의 중역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마크와 앤드류는 아버지의 사기 행각을 전혀 몰랐다며 사기 가담을 부인하고 있다. 마크와 앤드류의 변호인은 이들이 체포 직전인 10일에서야 아버지로부터 사기 행각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미증권업협회(NASD)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현재 버나드매도프LLC가 관리 중인 자산은 약 171억달러. 이중 절반 이상이 헤지펀드 자금이며 일부 은행과 개인 투자자들의 돈도 물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버나드매도프LLC는 나스닥 상장사 중 23위 증권사로 하루 평균 약 5000만주의 주식을 거래했다.

최대 피해자는 패어필드그린위치그룹으로, 산하 헤지펀드 패어필드센트리는 버나드매도프LLC를 통해 73억달러를 투자했다.



또다른 헤지펀드인 킨게이트매니지먼트 산하 킨게이트글로벌펀드는 28억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최대 피해자로 지목된 패어필드센트리에 국내 금융사들도 최소 1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학연금 등은 3000만달러를 이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했으며 삼성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한화투신운용 등은 재간접펀드를 통해 투자한 국내 금융사만도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