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부도 선언..유가폭락 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13 05:23
글자크기

좌파 정부 "외채 불법 불공정"..유가폭락으로 원유 수출타격

남아메리카의 에콰도르가 국가 부도(Default)를 선언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주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이자 3060만달러를 지급할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에콰도르의 국가 채무가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것"이라며 채권자들에게 채무재조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채무 불이행 이유를 밝혔다.

이미 1999년 국가부도를 선언했던 에콰도르는 현재 100억달러의 외채를 지고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1%에 달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2001년 국가부도를 선언할 당시 외채가 GDP의 1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외채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가 부도를 선언한 것은 반미 좌파 성형인 코레아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레아 대통령은 2006년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부터 국가부도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외채를 갚기 위해 국민 보건과 교육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코레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에 대해 지난 30여년간 이뤄진 차관제공 과정에서 불법·편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외채상환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인근 국가들에도 이같은 입장에 대한 지지를 요구해왔다.
브라질 정부는 에콰도르에 대한 금융지원계획 중단 조치로 응수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외채 실태조사를 벌여온 에콰도르 외채 관리 위원회는 최근 조사 보고서에서 "1976∼2006년 사이 체결된 외채협정에서 불공정 조항이 발견됐으며 정부 고위관리들과 국제기관 관계자들의 직무 태만과 부패가 확인됐다"고 지적한바 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에콰도르 최대 수출품목인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부도를 선언하게 된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7월 고점대비 70% 폭락한 상태이다. 원유는 에콰도르 수출의 60%를 차지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