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100년 내다봐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12.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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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강국 코리아]4부 이제는 녹색관광시대 <하-3> 이시가키 긴세이씨 인터뷰

일본 최남단 이리오모테(西表) 섬은 오키나와 현 본섬에서도 400㎞나 더 남쪽에 위치해 있어 일본, 중국, 한국 등 주변 국가와는 색다른 풍광을 선사한다.

매년 이곳을 찾는 10만명 중 3만명이 지역의 환경과 역사,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즉 '에코투어(생태관광)' 소비자들이다. 전체 면적의 90%가 국유림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는데다, 섬 내 우라우치 강에는 410여종의 물고기가 사는 등 동식물 생태자원도 풍부하다.



더구나 이 섬을 보살피는 신들이 살고 있다는 칸비레 연못에서부터, 12년에 한 번씩 신들과 주민들이 잔치를 벌인다는 투두하리 해변에 이르기까지 관광객들을 끄는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현재 일본 유니마트 등 개발회사들이 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해 땅을 매입하고 있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관광산업, 100년 내다봐야


1979년 일본 최초로 '에코투어리즘 협회'를 창설하는 등 약 30년간 생태관광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이시가키 긴세이(石垣金星, 62·사진)씨는 유니마트 사가 지역의 환경·역사·문화 유물을 파괴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기반을 훼손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자연과 문화자원을 탕진하는 식의 일본 리조트 관광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지역경제를 어지럽히고 주민들의 생산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이예요. 리조트에 자신의 생활과 인생을 맡긴 이들이 섬을 떠나는 일들도 많이 있어요."

그는 리조트 관광 자체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단 유니마트처럼, 돈을 주고 땅을 샀으니 내 맘대로 개발하고 이윤만 추구하면 된다는 식의 난개발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1970년대 일본에선 '리조트 개발법'이 통과됐고 수많은 리조트들이 개발 붐을 타고 건설됐다"며 "환경 파괴는 물론 지역 공동체 기반이 무너지는 사례가 허다하며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곳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이시가키 씨는 "관광산업을 계획하려면 적어도 100년 앞은 내다보고 지역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져서 지역 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주민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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