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정숙한 포효, 재규어 'XF 2.7 디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2.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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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실내 디자인 돋보여...스포츠세단의 성능·적은 소음 동시 실현

조용하고 깔끔하다. 겨울의 초입에서 만난 재규어 'XF 2.7 디젤'은 잘 길들여진 맹수였다.

외관은 매끈하게 빠졌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컨셉트카로 나왔을 때부터 예고됐지만 재규어의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모델이다. XJ의 고전적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스포츠 세단의 날렵함이 차 전체에서 묻어난다.
[시승기]정숙한 포효, 재규어 'XF 2.7 디젤'


정면은 싱글 라디에이터 그릴이 심플하면서도 강하게 자리잡아 재규어의 새 얼굴을 잘 보여준다. 쿠페 디자인을 채택해 보닛의 선은 유선형으로 루프라인과 연결되고 트렁크는 높게 만들어져 루프와 완만한 각을 형성한다.

공기역학적으로 XF의 항력 계수는 0.29에 불과하고 차체의 앞뒤 양력 균형은 정확히 '0'으로 맞춰졌다. 동급 최강의 이런 공기역학은 풍절음을 줄이고 연비 향상과 고속에서의 안정감, 이상적인 핸들링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시승기]정숙한 포효, 재규어 'XF 2.7 디젤'
실내는 완벽히 청소해놓은 집을 연상케 한다. 불필요한 버튼은 최대한 줄였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정숙함 그 자체다. 버튼을 최소화하고 액정화면을 직접 조작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기능이 작동한다. 대시보드에 정열된 에어배출구는 평소에 보이지 않고 작동할 때만 위로 돌아가면서 열린다. 실내등은 손을 대면 켜지고 조수석 글로브 박스도 원형 버튼에 손가락만 놓으면 열린다.



변속레버도 보이지 않는다. 시동을 걸면 둥근 조그셔틀이 위로 솟아 오른다.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 시스템으로 좌우로 돌리면 기어변속이 된다.
[시승기]정숙한 포효, 재규어 'XF 2.7 디젤'
엔진은 '트윈 터보 2.7리터 24밸브 V6 디젤'이며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44.4Kg.m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액셀을 밟으면 엔진음은 조용하지만 묵직한 힘이 전달된다. 응답성도 괜찮아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8.2초를 기록한다.

소음은 디젤모델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적다. 제규어측은 최신의 고압 커먼레일 직분사로 조용한 연소를 실현하고 2차 방음재 및 2중으로 격리된 서브프레임을 적용해 소음을 최대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고속주행에서 안정성과 정숙함은 더 인상적이다. 시속 180km이상 속도를 내도 옆 사람과 속삭임이 가능한 수준이다. 고속에서 핸들링도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차체가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시승기]정숙한 포효, 재규어 'XF 2.7 디젤'
오디오시스템은 조용한 실내를 한껏 꾸며준다. 명품 브랜드 B&W(Bowers & Wilkins)가 XF만을 위해 맞춤 설계한 시스템이 장착됐다. 6 체인지 시디 플레이어가 내장됐다.

XF는 재규어의 혁신을 이끌어나갈 모델답게 디자인과 성능 모두 훌륭했다. 다만 급가속과 급정지를 많이 한 탓인지 실제주행에서는 공인 연비 12.2km/ℓ를 훨씬 밑도는 8km/ℓ 정도를 기록해 소소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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