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오바마의 차이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2.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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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오바마의 차이점


11월5일 미 대통령 선거(버락 오바마 후보 당선 유력), 11월22일 오바마 당선인 재무장관에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 내정, 12월5일 오바마 당선인 경기부양책 발표 임박.

오바마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경제팀을 지명하고,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뉴욕 증시는 급등했다.



지난 9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TV에 나와 "경제위기는 전혀 없다"고 강조한 뒤에도 금융시장은 대혼란을 겪은 것과 상반된다.

리더십의 어떤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첫째, 오바마 당선인의 리더십은 시장과 소통하는 유연함을 특징으로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 이후 줄곧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시장의 의견을 존중했다.



미 정치사에서 대통령 취임 전 당선인이 공개적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추진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현직 대통령이 아직 재임 중인데 오만하다'는 비판을 우려해서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2년 당선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조차 이듬해 취임식 전까지는 침묵을 지켰다.

이 관례를 깬 것이 오바마 당선인이다. 역사적 관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경제위기를 맞아 오바마 당선인이 서둘러 정책을 발표해주길 원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오바마 당선인은 비판을 무릅쓰고 6일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한 195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 이른바 '신(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새 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티모시 가이스너 총재를 내정한 것도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대응에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주도한 가이스너 총재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결정들에 대해 주식시장은 상승으로 화답했다.


둘째 다양성을 인정하고 과거의 적까지 받아들이는 포용의 리더십이다. 민주당 경선 당시 격렬하게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기용해 '팀 오브 라이벌(Team of Rival)'을 실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처음에 클린턴 의원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오바마 당선인은 직접 전화를 걸어 원하는 조건을 묻고, 클린턴 의원이 원하는 독립적 인사권과 대통령 직보권의 보장을 약속했다.



공화당계 인사로 분류되는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을 유임시키기로 한 것도 초당적 인사의 사례다. 이처럼 다양성을 인정하는 리더십은 국민과 시장에게 적어도 '독단'과 '아집'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당선인의 진정어린 이미지도 한몫한다. 명문대를 나오고도 박봉의 인권 변호사로 살아온 인생 역정에서 우러러 나오는 분위기가 오바마 당선인의 이 같은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든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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