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의 기업·가계…돈줄 막혔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12.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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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금융강국 KOREA] <2부> 위기는 기회다(3)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소·중견기업과 가계다. 돈줄이 말라붙은 기업과 가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사면초가'=지난달 굵직한 중견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도급순위 41위인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C&그룹 조선계열사인 C&중공업 및 건설계열사인 C&우방이 은행 손으로 넘어가면서 건설·조선업계는 구조조정 위기감에 휩싸였다.



부도업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1월 말까지 부도를 낸 건설사는 365개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올들어 하루 1개 건설사가 쓰러진 꼴이다.

대주단을 통한 건설사 지원방안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신청기업 수가 적어 실효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은행연합회는 8일 대주단협약 가입을 신청한 건설사 30곳 중 27곳의 승인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이 직면한 문제는 유동성 부족이다. 은행은 은행대로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지만 내수경기는 위축되고 수출환경도 나빠지면서 돈줄은 아래위로 완전히 막혔다. 환율도 변수다. 원화가치가 폭락하면서 환율과 맞물린 평가손이 적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침체로 인한 고용창출 둔화세도 경기침체에 한몫한다. 올해 실업률은 상반기 3.3%, 하반기 3.1%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신규 고용규모는 급감해 10월말 기준 10만명을 밑돈다. 고용창출력이 높은 서비스·건설업의 고용창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에서는 내년 고용여건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부동산경기, 가계위기 '변수'=실물의 다른 뇌관인 가계 상황도 만만찮다. 대외경제가 나빠지면서 소득여건이 악화되고 실질구매력은 나빠지면서 돈이 없어 허덕이는 가계가 늘고 있다.


실제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큰폭으로 둔화됐다. 2007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4.5%였지만 2008년은 1.8%, 2009년은 1.9%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에는 소비심리 위축 때문에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서비스 소비가 모두 감소했다.

반면 가계대출 규모는 증가했다. 올 2분기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부채 잔액은 62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인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이 늘어 부실 위험이 더 커졌다.



가계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이 가계 위기를 증폭할 수 있는 도화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자부담 및 집값 급락 등 가계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경기의 향방은 가계위기를 좌우할 최대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맞물려 있고 부동산경기가 경착륙한다면 가계부채 디플레이션은 본격화할 수 있다"며 "실물경제 전반에 퍼진 위험을 최소화하고 부동산경기를 연착륙하기 위해 정부가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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