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초강세…한국은 '일본인 쇼핑 천국'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12.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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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백화점엔 일본인 물결

원/엔 환율이 장중 한때 1600원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5일,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일본 쇼핑객으로 크게 붐볐다.

'내국인 천지'였던 면세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삼삼오오 짝지어 다니는 일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매장'에는 '일본어'가 공용어로 느껴질 정도다. 백화점 지하 식품관 매장도 김, 김치, 라면 등 한국 음식을 사려는 일본 손님으로 북적였다.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일본인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일본인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엔고(高)' 현상에 한국이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 천국으로 떠올랐다.



원/엔 환율이 지난해 말 100원당 800원대에서 1600원으로 두 배로 치솟자 환율효과만으로도 '50% 세일' 효과를 누리게 된 일본 관광객이 너도나도 지갑을 열고 있어 국내 유통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내국인 천지' 오명 면세점, 일본인 천국으로=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따르면 11월 일본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38% 급증했다.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마련된 기본 취지와 달리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명품, 화장품 등 해외 고가 수입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전락,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면세점 이용객의 70% 이상이 내국인이었고 외국인은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엔화 초강세에 상황이 역전, 전체 매출 중 외국인 비중이 크게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0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고 11월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요즘 내국인 고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일본 손님이 거의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김치 매출 '두배'…백화점 식품관 日 물결=면세점뿐만 아니라 명품, 패션잡화, 식품관 등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는 백화점도 밀려드는 일본인 손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지하 식품관에서 일본인들이 주로 찾는 참기름, 라면, 불고기 양념류 등을 판매하는 가공식품 코너 관계자는 "11월부터 일본인 손님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매출이 70~100% 급증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엔화 강세에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군에 대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본점 식품팀 매출은 11월에 16% 늘었고 바겐세일 기간 중에는 현재까지 28%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일본인에 인기 있는 상품이 매출 신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11월 김 매출이 45% 증가했고 김치·반찬(25%), 홍삼류(5%), 수입가공식품(19%), 화장품(27.6%), 에비뉴엘관 명품(72%) 등 고르게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세일 기간 중인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는 김 57%, 김치·반찬 48%, 홍삼류 46%, 수입가공식품 32%, 화장품 29%, 에비뉴엘관 명품 70%의 고신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상품본부장은 "최근 들어 엔고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주말에는 식품매장에 일본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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