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반도체 4Q 적자?.."매수할 때 온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2.0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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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하락·수요둔화로 4Q 적자 예상.."업황 바닥 의미..매수할 때"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4분기에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전세계 모든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적자 상태에 빠졌지만 유일하게 흑자를 지켜왔던 삼성전자도 더이상 가격하락과 수요둔화라는 이중고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적자가 난다면 200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적자전환은 그만큼 반도체 경기가 바닥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며 매수를 권하고 있다. 적자전환을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 급격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 주력제품인 1기가비트(Gb) DDR2 가격은 10월 이후 35% 가량 떨어졌다. 생산성을 높여 원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기에는 낙폭이 너무 크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30% 이상 빠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총괄의 적자는 불가피하다"며 "환율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도 "D램 가격 하락도 한 요인이 되겠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요 부재다"며 "그동안 삼성전자 D램 제품 중 고수익을 냈던 모바일 D램, 컨슈머 D램의 수요가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결국 가격 하락에 매출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적자는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보다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손익분기점 수준이거나 소폭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적자전환은 그만큼 반도체 경기의 바닥을 의미하는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가장 원가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뛰어난 삼성전자마저 적자를 낼 정도라면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보나마나라는 얘기다. 한계 상황에 처한 다른 D램 기업들이 라인 가동 중단을 비롯한 대규모 감산에 나설 수밖에 없고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공급과잉이 예상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시기를 삼성전자의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총괄의 적자 전환 다음 분기에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올해 4분기에 적자가 난다면 내년 1분기, 내년 1분기에 적자라면 2분기에 매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서원석 연구원은 "내년 1월에는 대만의 D램 기업들이 라인 가동 중단 등 대규모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은 소식이 나온 이후 매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인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의 상황을 볼 때 메모리반도체의 업황 개선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것으로 보인다"며 "12월과 1월 초에는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업계의 감산 조치 등이 나오면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겠지만 전체 경제 및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매수보다는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개선 시그널을 확인한 이후에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며 "내년 2분기 이후가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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