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건설 전문업체인 은산토건은 건축 재료를 생산·판매하는 태원물산 (3,505원 ▲30 +0.86%)을 공개 매수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은산토건 관계자는 "1년 전부터 태원물산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져 매수에 나서게 됐다"며 "이번 공개 매수는 사업 다각화는 물론 사세 확장을 위해 계획된 것이지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은산토건이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태원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6.25%에서 36.25%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는 태원물산의 기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 34.49%보다 많은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변수가 많아 결과를 점치기 이르다면서도 적대적 M&A를 위한 국내 공개매수 사례들이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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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 국내에서 이뤄진 총 4건의 적대적 M&A를 위한 공개매수는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잇따라 실패했다. 2004년 2월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공개매수와 같은해 3월 동성화학의 에스텍 공개매수 모두 실패로 끝났다.
올 들어서는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한화그룹 측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실패했다. 4월에는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의 이복동생들이 주축이 된 마르스 1호 사모투자펀드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샘표 경영권을 위협했지만 31.98%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쳐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됐다.
적대적 M&A가 진행되는 동안 주주들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 태원물산 주가(2만4600원)는 은산토건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2만5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태원물산이 오너 중심의 소유구조로 우호 세력을 적극 동원하기 쉽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태원물산은 지분 3%를 보유한 삼한광업 외에 11명의 특수관계자가 모두 친인척 개인으로 구성돼 있다.
태원물산 관계자는 "최대주주 등의 우호지분이 많아 은산토건의 이번 공개매수는 실패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34%를 약간 넘지만 우호 지분까지 합하면 40%를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은산토건은 비상장회사며 토목공사업과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도로 포장 및 유지보수업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87억5032만5283원을 기록했다. 태원물산은 지난 1955년에 설립돼 197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주로 석고사업 과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