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조선업계 "부정적 인식 확산 우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11.27 20:33
글자크기

"신생 조선소와 중소형 조선소 구분해야"..C&중공업 협력사 피해는 불가피

신설 중소형 조선소인 C&중공업이 27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조선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징 긴장하고 쪽은 중소형 조선업계다. C&중공업의 좌초가 중소형 조선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소형 조선소와 신생 조선소를 명백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소형 조선소 가운데도 역사가 오래되고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안정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조선소와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해야 해 자금 부담이 크고 건조 경험이 적은 신생조선소와는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는 얘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부족한 신생 조선소들은 심각한 침체에 빠진 벌크선 중심으로 수주를 해왔지만 역량을 갖춘 중소형 조선소의 경우 PC선, 특수선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있고 경쟁이 적은 선종을 주력으로 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정 수주 실적을 보유한 국내 중소형 조선소는 총 20~25개에 달하지만, 최근의 조선 호황 때 진입한 신생 조선소는 5~7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C&중공업의 경우 우방 등 계열사들의 부실도 함께 동반됐다는 점도 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중소형 조선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선주들이 한국의 전체 중소형 조선업계가 어려운 것으로 잘 못 알고 건실한 업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며 "C&중공업 문제를 업계 전반의 문제로 지나치게 확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C&그룹의 수백 개 협력업체들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C&중공업은 전라남도 목포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주로 전남권에 협력사들이 모여 있다. 1차 협력사만 200여 업체에 이른다. 조선 기자재 납품업체들이 대부분이다.



C&그룹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에 2,3차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수백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이 결정돼야 협력사들도 함께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의 실행여부를 떠나 상당수 협력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산매각이나 사업 영역 축소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공산이 매우 큰 만큼 협력사들에 대한 정리 작업이 선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C&중공업으로부터 매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의존했던 핵심 협력사들은 도산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차 협력사와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들도 상황도 비슷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C&중공업이 30억달러 규모의 3년치 건조 물량 60척을 수주해놓은 만큼 워크아웃의 강도에 따라 연쇄도산이라는 최악의 국면까지 치닫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