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금융위기가 불가항력 맞죠?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12.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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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로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힘듭니다. 따라서 불가항력에 의한 사업지연 사유에 금융위기를 포함해야 합니다."(민간사업자)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개발시장에 돈이 안돌고 있는데 무조건 정해진 대로 맞추라고 할 수 있습니까? 민간사업자와 긍정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발주처)



글로벌 금융위기가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 등 PF가 수반된 부동산개발 사업을 지연시키는 불가항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많은 공모형 PF개발사업들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산문현금융단지와 상암동 DMC 랜드마크빌딩 등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금융기관들이 금융경색을 이유로 협약 체결을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협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또 포천 에코디자인시티 등 일부 외국 투자자가 참여한 사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제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공모형 PF개발사업은 통상 공모지침서에 명시된 사업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거나, 사업협약을 체결했더라도 사업자로서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하지 못한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발주처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조달을 못한 책임도 민간사업자의 과실이기 때문에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금융기관이 사실상 신규 투자를 전면중단한 상황이어서 사업자의 귀책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운북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불가항력에 의한 사업지연 사유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해 발주처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발주처들도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경색돼있는 마당에 민간사업자에게 무조건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내부의 판단"이라며 "다만 사업이 장기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금고를 꽉 닫아놓게 만든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 누구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불가항력으로 작용하면서 부동산개발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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