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통화스와프거래로 확보한 자금 중 40억 달러에 대한 외화대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오는 12월 2일 오전 10시부터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외화대출을 실시한다. 낙찰된 금액을 FRB로부터 인출해 반입하게 된다.
대출기간은 최장 88일 이내며,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기관은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 농협 및 수협의 신용사업부문, 산업은행, 중소기업이다.
한은은 외국환 은행의 외화대출금 반환의무 불이행에 대비해 대출금액의 110%에 상당하는 담보를 받는다.
담보물의 종류는 한은의 원화 RP매매 대상증권 중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채권 등이며, 담보가 부족할 경우 은행채 및 일부 특수채, 원화 현금도 담보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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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모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국내 외국환은행들의 자금 조달 기회가 확대돼 외화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시장불안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번 외화대출 실시 이유에 대해 "금융시장의 위기 때문이 아니라, 통화스와프 발표 후에도 외환 차입 등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연말을 앞두고 외화 자금이 필요할 것 같아 선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스와프시장은 원화 사정까지 고려해야하는데, 최근 외환 수급 불균형이 심해져 스와프금리가 대출금리보다는 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FRB와 협상을 벌여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 안에서 미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사상최대폭인 274억2000만 달러가 급감한 2122억5000달러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중소기업 수출 지원 등으로 한은이 달러를 계속 지출하면 11월 중 외환보유고 2000억달러 수준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500원 선을 넘나들면서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지지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은의 이번 외화대출은 외환보유고를 지키는 동시에 달러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실물경기의 위축을 앞두고 정부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하기 전에 금융안정 기반을 닦는 것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