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내년 계획 다시 세운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김병근 기자 2008.11.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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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에는 "우선 살아남아라" 주문

"우선 살아남아라. 그래야 다음에 좋은 기회 가질 수 있다."

삼성전자 (63,900원 ▲800 +1.27%)가 최근 협력업체들에게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달 말 협력사들에게 잠정 통보했던 내년 생산물량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데 따라 지난달 말 수립했던 1차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차 경영계획을 기초로 협력사들에게 통보했던 내년 생산물량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알려 줄 것이니 기다려달라고 재통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초 1차 경영계획이 나왔지만 이를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10월말쯤 각 사업총괄별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11월초에 전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해 왔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와관련,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밑그림을 다 그렸지만 상황이 변화돼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영계획 수정은 계획 수립의 기초가 되는 내년 환율, 유가를 비롯해 전 세계 각 지역별 성장률 예측 등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이다 보니 환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변동되고 미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만 바뀌어도 각 총괄별 매출 목표 등이 달라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도 성장률, 환율 등의 예측치를 조만간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각 계열사는 삼성연구소가 내놓는 거시경제 예측지표를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해 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각 사업총괄별 협력사들에게 각 제품별로 국내외 생산계획을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이에 맞춰 내년 생산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왔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물 경기 침체의 깊이가 생각보다 깊다고 판단했는지 당초 알려온 사업계획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최근 알려왔다"면서 "협력사들이 이에 따라 사업계획 수립을 전면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정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협력업체들은 좀 더 보수적인 관점으로 사업계획이 수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에게 '생존'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우선 살아남아라. 삼성만 바라봐선 안 된다. 경쟁력 갖추고 살아남아야 내년에도, 후년에도 좋은 기회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협력사 관계자는 "4분기가 원래 비수기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어 예전보다 비수기적 특성이 훨씬 심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는 걸 보면 글로벌 경제가 정말 어렵긴 어려운 것 같은데 내년이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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