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번가 명품숍들 때이른 '세일' 경쟁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1.19 10:27
글자크기
- "올 크리스마스, 뉴요커 지갑 열게 하라"
- 5번가 가게 곳곳 '세일' 문구 뒤덮여
- 경기침체에 명품숍들도 대대적 세일 계획

↑ 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맨해튼 5번가 빌딩들.↑ 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맨해튼 5번가 빌딩들.


올 겨울 미국 뉴욕 맨해튼의 5번가(Fifth Avenue)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닌 붉은 '세일' 문구로 뒤덮였다. 뉴요커들이 쇼핑을 즐기는 5번가 명품숍들이 경기 한파로 겨울 세일을 일찍 시작했기 때문. 30% 할인은 보통이고 가게 문을 닫는다며 아예 '점포 정리' 세일을 내건 곳도 적지 않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워런 버핏이 '지금이 주식 주워담을 때'라고 말했듯 5번가에선 '30% 세일'을 시작한 갭(Gap) 스웨터를 살 때"라고 보도했다.

유통업체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있다. 보통 크리스마스 시즌이 '대목'이지만 이번 연휴 기간은 어느 때보다 암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가격 할인을 통해 소비자들 지갑을 열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고급 백화점인 타카시마야에서는 290 달러 하던 조랑말털 장갑이 199 달러에 팔리고 있다. 5번가에 있는 의류업체 H&M의 본사에선 이날 단 하루 30% '깜짝 세일'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급 캐주얼 의류브랜드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도 지난 주말부터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 뉴욕 맨해튼의 5번가는 '세일' 문구로 뒤덮였다.ⓒNYT↑ 뉴욕 맨해튼의 5번가는 '세일' 문구로 뒤덮였다.ⓒNYT
여성 의류 브랜드인 앤 테일러의 한 판매사원은 "할로윈(10월 31일) 때부터 파격세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5번가 '바나나리퍼블릭' 매장에서 나오던 켄달 모럴리-보트(29)는 "방금 스카프와 스웨터를 샀다"며 "며칠간 '직원 가족 및 특별회원' 세일을 한다는 메일을 보고 안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5번가에 있는 소매상들은 세일을 하더라도 일부 품목에 대해 소규모로 가격을 할인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들 가게 전면 유리창에 붉은 글씨로 크게 세일한다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고 이 신문을 전했다.

의류 브랜드 베네통은 40%나 가격을 내렸다. 그래도 경쟁업체가 얼마나 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세울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네통 매장의 직원인 야신 디옵(34)은 "길 건너 에스프리 매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여태까지 한번도 '세일 간판'을 내건 적이 없는 에스프리 매장에서 '100달러 쓸 때마다 30 달러 어치 현금 카드를 준다'는 푯말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루밍데일과 버그도르프 굿맨 백화점, 살바토레 페라가모 근처에 있는 명품숍들까지 가격을 내렸거나 곧 내릴 예정이다.

페라가모 매장의 한 판매직원은 "명품숍들도 추수감사절 이후 가격을 내릴 최고 30%까지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번가에는 '점포 정리' 세일을 내건 곳도 적지 않다.ⓒNYT↑5번가에는 '점포 정리' 세일을 내건 곳도 적지 않다.ⓒNYT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