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건설사 내주 대주단 가입할 것"

기자간담회, "조선사에 대주단 협약 어렵다"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18일 "대주단 협약 가입 문제를 오래 끌 이유가 없다"면서 "건설사들이 경영권 간섭 등으로 겁을 먹고 있는데 오해가 풀린다면 다음주 쯤 대주단 (가입)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사 지원을 위해서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대주단 협약'에 대해 '살생부'니 '상생부'니 하는 말들이 나와서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회장은 "1년 만기 연장을 하는데 경영권 간섭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신규 대출은 몰라도 만기 연장에 대해 경영권 간섭 이야기가 나온다면 은행의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주단 협약이 건설사 '퇴출'을 위한 살생부가 아니다"면서 "건설사들이 오해를 풀면 막연한 불안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회장은 "올해 3월 초 은행장 모임에서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식사 중 건설업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는데 은행끼리 같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대주단 협약이 만들어진 배경을 소개했다.

은행끼리 1년간 상환 유예를 결정했지만 제2금융이 협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타 업권까지 '대주단협약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실제로 대주단에 가입하겠단 건설사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자동 지원이 되는데도 (건설사가) 평판 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건설협회와 조율 끝에 도급순위 100위권 내 업체에 대해 동시 가입을 추진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애초 취지와 달리 일부 건설사 '퇴출'이야기가 나오자 가입 조건이나 시기를 따로 두지 않고 자율화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유 회장은 조선사 지원과 관련 "조선사 대주단 협약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런 형식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패스트트랙(신속지원)이나 자율협약 채권협의회를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설명이다.



대기업에 대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경제단체장과의 모임에서 서운한 게 많았다"면서 "은행에 요구하기전에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납품대금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회장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때 떠나게 돼서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은행권이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