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로 번돈, 키코로 날리고 빚까지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1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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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코스닥상장사, 매출·영업익 증가 불구 적자전환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환율에 울고, 웃었다. 고환율 덕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지만 환 헤지를 위해 가입한 키코(KIKO) 등 통화옵션 상품 손실로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902개사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57조1890억원, 3조1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61%, 34.06%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조4663억원 순이익은 4178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73.63%에서 올 9월말 93.64%로 20.01%포인트 증가했다. 고환율 추세 지속에 따른 대규모 파생상품 거래손실 발생으로 부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뿐 아니라 안정성도 나빠졌다.

3분기만의 실적 양상도 누적실적과 비슷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0조1379억원, 1조1400억원으로 2분기보다 각각 3.12%, 10.49%씩 증가했다. 순손실 6511억원으로 2분기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2분기 순손실은 2220억원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금융업체들의 실적이 더 나빴다. 금융업체(14개사)들의 3분기 누적매출은 22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0% 감소했다. 순손실도 5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비금융업체(888개사)들도 4125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지만 매출은 56조9596억원으로 21.79% 증가했다.

일반기업(638개사)이 벤처기업(250개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일반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3% 매출이 증가한데 반해 벤처기업은 14.79% 증가에 그쳤다. 1000원 매출시 영업이익도 일반기업은 56원으로 벤처기업의 52원보다 높았다. 하지만 두 기업군 모두 적자를 면치는 못했다.

코스닥100 지수 편입기업 등 우량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았다. 코스닥100 지수 편입기업의 3분기 누적매출은 16조23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11% 증가했다.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8.71% 감소한 8552억원을 기록했다. 스타지수 편입기업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7.05% 감소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분석대상기업 902개사 중 절반이 넘는 509개사(56.43%)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1.75%보다 5.33%포인트 감소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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