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꺾은 럭셔리카' 지금은 바겐세일중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11.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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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fe]소비심리 급속 위축..할인판매 잇따라

럭셔리 브랜드들은 좀처럼 세일을 하지 않는다. 아니 세일을 하면 더 이상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일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부자마케팅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얼어붙은 시장에선 생존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팔기 위해서는 세일을 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자동차 시장이다.



올 들어 전년보다 월 평균 30%씩 증가해 왔던 수입차 판매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총 427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 지난 9월에 비해서는 23.4% 급감한 것이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계층의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일부 업체들이 최고 15%까지 연말 재고정리에 나선 데 이어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벤츠와 렉서스까지 파격적으로 가격을 내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12일 최고급 세단 S클래스의 S350모델을 새로 내놓으면서 가격을 2200만원 내렸다.

기존 S350L모델에 S350L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추가해 두 종류의 신차를 출시했는데 그 중 뉴S350L의 가격을 1억4090만원으로 책정했다.
벤츠 S350벤츠 S350


일부 옵션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인상요인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난 10월 판매는 9월에 비해 21.2% 감소했으며 특히 S클래스는 판매가 계속 감소해 왔다.


렉서스 역시 올 들어 두 차례 가격을 내렸다.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가 전년 대비 13% 줄어든 렉서스는 중형세단 ES350 가격을 500만원 가량 인하한 데 이어 최고급 세단 LS460 4륜구동 모델 가격을 1000만원 낮췄다.

렉서스 LS460렉서스 LS460
이 같은 가격인하는 수입 럭셔리 모델에 한정되지 않는다. 현대차가 럭셔리카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제네시스는 지난 3월 4739대에서 매월 판매가 감소추세를 보이며 9월 1320대, 10월 1735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지난달에 50만원 할인했지만 이번 달에는 할인폭을 200만원으로 늘렸다. 올해 초 출시한 제네시스는 재고기간에 따라 최고 400만원까지도 싸게 내놓았다.

제네시스제네시스
현대차는 또 국내 고급 대형차의 대명사였던 에쿠스 단종을 앞두고 11월 한달간 재고 정리를 하고 있다. 차 값을 최대 1000만원까지 깎아준다. 차 값의 5% 할인은 기본이며 2008년 8월 이전분 재고는 500만원을 추가로 빼 주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자들까지도 지갑을 닫고 있고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돼 할인 판매는 일정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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