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투자자 압박에도 "내 코가 석자" 인하 소극적
은행들은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펀드수수료로 모두 1조682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2006년보다 106.9% 급증한 규모다. 증권사 역시 42.3% 증가한 1조1163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은행이 거둔 수수료수입은 2005년 3994억원을 기록한 뒤 매년 100% 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다.
펀드판매 수수료는 판매사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은행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42조원, 15조원이다. 이중 펀드판매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와 11.3%에 달한다. 증권사는 44조6000억원의 영업수익과 4조400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고 판매수수료 수익이 각각 2.5%와 25%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펀드 가입 고객의 손실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순자산액 기준 연 1.99%다. 이중 은행과 증권사들은 특별한 사후서비스도 없이 매년 순자산액의 1.26%를 판매보수로 챙긴다. 특히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자 "내 코가 석자"라며 수수료 인하에 더욱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이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수수료를 인하했다"며 "그러나 각 투신운용사와 판매사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계리와 관리가 복잡한 탓인지 다른 은행들이 동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가 압박을 하자 일부 은행이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고객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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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펀드판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고 기존 수수료 수입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펀드판매 실적 1, 2위를 다투는 두 은행이 수수료를 내리면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