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는 황금알, 매년 2배 늘어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서명훈 기자 2008.11.13 09:53
글자크기

펀드 수수료 '고통분담' 해법찾기 (상)

편집자주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펀드수익률도 추락하자 펀드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안 내리나, 못 내리나." 수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투자자, 판매회사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펀드 관련 수수료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 은행권 작년 1조7000억 수익... 사후관리는 부실
- 당국·투자자 압박에도 "내 코가 석자" 인하 소극적

은행들은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펀드수수료로 모두 1조682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2006년보다 106.9% 급증한 규모다. 증권사 역시 42.3% 증가한 1조1163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은행이 거둔 수수료수입은 2005년 3994억원을 기록한 뒤 매년 100% 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다.

펀드판매 수수료는 판매사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은행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42조원, 15조원이다. 이중 펀드판매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와 11.3%에 달한다. 증권사는 44조6000억원의 영업수익과 4조400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고 판매수수료 수익이 각각 2.5%와 25%를 차지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증권·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펀드수수료 인하를 재차 주문했지만 증권사는 물론 은행이 난색을 보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펀드 가입 고객의 손실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순자산액 기준 연 1.99%다. 이중 은행과 증권사들은 특별한 사후서비스도 없이 매년 순자산액의 1.26%를 판매보수로 챙긴다. 특히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자 "내 코가 석자"라며 수수료 인하에 더욱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 펀드판매 수수료를 인하할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국내 최대 펀드판매사인 국민은행은 신규펀드에 대해 판매보수의 10%를 일괄적으로 인하했다. 투자기간별로 3년 이상 투자시 추가 10%, 5년 이상 투자시 추가 10%를 재인하하기로 했다. 당초 기존 펀드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했으나 제외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이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수수료를 인하했다"며 "그러나 각 투신운용사와 판매사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계리와 관리가 복잡한 탓인지 다른 은행들이 동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가 압박을 하자 일부 은행이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고객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민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펀드판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고 기존 수수료 수입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펀드판매 실적 1, 2위를 다투는 두 은행이 수수료를 내리면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