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公, '은행 BIS 비율 높이기' 도울까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1.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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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공사채 매입요청.. 보금자리론 외 일반 담보대출 인수 추진

주택금융공사가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거래(RP) 대상에 공사 발행채권을 포함해 줄 것을 한은에 요청했다. 이렇게 재원을 확보하게 되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12일 "한은의 RP대상에 공사채를 편입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현재 MBS 발행이 안 돼 공사채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재매입한 후 이를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으로 채권시장이 냉각되자 지난 7월 이후 MBS발행이 중단됐고, 국고채 5년물과 MBS간 스프레드는 지난 3월 0.43%포인트에서 지난달 10일 3.9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MBS를 4000억원 발행하면 67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공사 측 설명이다.

MBS발행이 중단되면서 주택금융공사는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보금자리론을 제 때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9월 설립 이후 최초로 공사채 발행에 나서 지금까지 총 58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주택금융공사는 한은의 RP거래 대상에 공사채가 포함되면, 공사채 발행이 원활해지고 결과적으로 공사가 은행이 판매한 보금자리론 뿐 아니라 일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까지 매입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공사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매입하면 은행들의 위험자산 비율이 낮아져 BIS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자산경쟁을 벌여왔던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매각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BIS 비율이 하락하자 자산 매각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부터 공사는 주택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유동화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해 왔다"며 "그러나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한은에 이같은 요청을 했다는 보도는 너무 앞서간 것"이라고 경계했다.


반면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RP거래 대상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며 "추가적인 공개조작대상 확대 등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사안"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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