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밥캣 구조조정, 예견된 시나리오?

더벨 김민열 기자, 현상경 기자 2008.11.10 09:46
글자크기

[두산 밥캣 PMI]공장 폐쇄 등은 EBITDA 높이려는 구조조정 일환

이 기사는 11월07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밥캣(Bobcat)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가 지난해 7월말 49억달러의 거금을 주고 인수한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건설장비 사업 부문 자회사인 밥캣과 건설부착장비 부문에 대해 미국 현지공장 일부 폐쇄와 휴업 등 구조조정 작업을 시작했다.

건설기계 제조업체들이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종합기계회사로 영역을 넓히거나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두산이 지난해 밥캣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2012년 건설기계분야 글로벌TOP 3를 위해서는 필연적 선택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시작될 무렵 터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였다.

글로벌 부동산경기 침체는 밥캣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두산그룹은 수년동안 인수 대상으로 눈독을 들여왔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밥캣을 인수하면서 세운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과 두산홀딩스유럽에 대해 1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 때부터 시장은 두산그룹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설상가상 이달 말부터 밥캣 미국 공장의 일부에 대해 폐쇄 및 휴업이 단행되고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된다.

급속한 글로벌 시장 침체로 국내 최대 규모의 크로스 보더 M&A로 기록된 밥캣의 PMI작업이 불확실성을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건설부착장비 공장2곳 폐쇄로 구조조정 시작

두산이 밥캣 인수를 위해 모회사로 설립한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미국 현지공장 폐쇄와 휴업을 실시한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곳은 두산이 사들인 ▲밥캣 ▲건설부착장비(Attachment) ▲이동식 발전기 등 편의장비(Utility) 가운데 건설부착장비 부문에 해당된다.

당장 이달 23일부터 건설용 버킷(흙, 모래 등을 퍼올리기 위해 중장비 끝에 붙이는 기구)을 생산하는 조지아 주 캐럴턴(Carrolton) 공장과 피터스버그(Petersburg) 공장을 폐쇄한다. 약 20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던 곳이다. 대신 해당사업부문은 기존 스테이츠빌(Statesville) 공장과 리치필드(Litchfield) 공장으로 통합 운영된다.

200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던 미국 노스타코타주의 그위너(Gwinner) 공장, 비스마크(Bismark) 공장도 다음달 15일부터 6주간 휴업에 돌입한다. 실질적으로 연초 홀리데이를 포함하면 총 7주간 공장이 중단된다.

이 같은 작업은 밥캣 및 기타사업부문의 실적개선 차원에서 어느정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두산이 밥캣 등을 인수한 후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연간 EBITDA의 감소였다.


29억달러의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두산과 대주단은 매년 EBITDA가 차입금의 1/7 이상이어야 한다는 약관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 예상 EBITDA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10억달러 유상증자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 가운데 하나였다.

두산이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면 밥캣의 영업실적이 개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1)매출확대 및 이익극대화 2)인건비 및 고정비 감축이라는 두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했다. 예상치 못한 건설경기 악화에 두산은 구조조정이라는 후자를 선택했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의 1인당 매출은 10억원인 반면 DII는 이에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DII의 실적은 생산성 향상 및 구조조정의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관건으로 보여 진다"며 "DII의 공장통폐합 등 구조조정 노력이 가시화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미 두산이 이같은 노력을 착수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