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종목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이 커 경기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우량주 위주로 접근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926종목 중 연초 기준가 대비 상승(7일 종가기준)한 종목은 전체 926개 종목의 4.5% 수준에 그친 42개로 집계됐다.
특히 업종 내 과점적 지위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경기방어주들이 상승 종목에 대거 포진했다.
영화산업 과점업체인 CJ CGV (6,140원 ▲10 +0.16%)는 1만2900원에서 1만5700원으로 21.71% 올라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CJ CGV는 꾸준히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데다, 영화 관람 요금이 다른 문화 상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에서 불경기를 잘 견뎌낼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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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3분기 전국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CGV의 관객수는 오히려 5.5% 증가해 과점 사업자로서의 수혜를 보고 있다.
농심 (382,000원 ▼4,500 -1.16%), 한샘 (54,200원 ▼1,600 -2.87%), KT&G (107,100원 ▲400 +0.37%) 등은 올 들어 11~12% 상승해 나란히 상승종목 21~23위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40% 급락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 종목의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은 51%~52%포인트에 달한다.
KT&G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제품 구성으로 올 들어 증권사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았다.
농심은 음식료 대형주 가운데 현금 보유가 많고 자산가치 대비 가장 저평가 돼 있는 데다 불황 속에 라면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 곡물 가격 하락과 원화 환율 안정 수혜주로 꼽힌다.
한샘도 강력한 시장지배력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표적인 중소형주로 꼽힌다.
자산가치가 높은 대표 종목인 대한제당 (2,950원 ▼5 -0.17%)과 백광산업 (8,460원 ▼100 -1.17%)도 각각 10.25%, 10.21% 상승했다.
곡물가격·환율 등 외생변수에 강한 빙그레 (63,700원 ▼1,400 -2.15%)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오뚜기 (426,000원 ▲3,000 +0.71%)는 각각 4.24%, 2.86% 올랐다.
차재헌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국내외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익이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며 "고정비나 투자가 많은 기업들은 타격을 많이 받겠지만 올해 선전한 경기방어적 기업들은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