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까지 내라는데…문 닫을까요?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11.12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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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부글부글 끓는 카지노업계

국회에 계류 중인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의 통과를 놓고 카지노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9월1일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부처 간 합의를 거쳐 카지노 순매출액에 10%를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지노업계는 대부분의 카지노가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세원칙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카지노를 고사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지노 사업자에 부과되는 부담금은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총 매출액의 1~10%가 전부였다. 10억원 이하의 카지노는 총 매출액의 1%, 1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는 1000만원과 10억원 초과분에 한해 5%, 100억원 초과는 4억5000만원에 초과금액의 10%를 납부해야 한다.

만약 카지노 관련 개별소비세법이 통과되면 국내 카지노 사업자는 관광진흥개발기금과 함께 전체 매출액의 10%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국내 카지노업체, 고사 직전

개별소비세까지 내라는데…문 닫을까요?


현재 국내 영업 중인 카지노는 모두 17개소 15개 회사다. 이 중 영업이익이 흑자인 곳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를 포함해 그랜드코리아레저, 파라다이스 워커힐 등 3곳에 불과하다.

강원랜드는 공공지분이 51%에 이르고,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관광공사의 전액출자로 이뤄진 공기업 카지노다. 따라서 실제 흑자경영을 하고 있는 민간 카지노 사업장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곳도 경쟁심화로 인해 올해 상반기 18억원 가량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설악 카지노, 경주 힐튼, 신라, 하얏트 등은 기금미납 등의 이유로 휴업 상태다. 화의절차를 진행 중인 경주 힐튼은 경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2007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영업적자액은 268억1900만원에 이른다. 서울을 제외한 12개 지방 카지노업체는 지난해 84억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은행차입 등을 통해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지노 사업자들은 기금 미납 시 ‘암 선고’와 같은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기금을 내고 있다며 하소연이다. 이런 마당에 개별소비세까지 물리면 사실상 민간 사업자의 카지노사업을 막는 조치나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개별소비세의 부과로 지역경제가 죽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지난 10월28일 ‘세제개편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1000억원대의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획재정위 결정만 남아

카지노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은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과도한 조세정책에 대해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적자폭이 커진 것 아니냐는 의견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기획재정위 간사) 측은 “카지노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대부분 국세로 걷어 들이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카지노 사업자의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과세는 지역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카지노 사업자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사업장의 매출규모에 따라 차등화하거나 유예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사업장의 적자 누적은 경영상의 문제”라는 쪽에 비중을 두는 의원들도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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