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차에서 만난 박삼구 회장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11.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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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 불구, 영화인 기자들과 포장마차에서 '소폭' 한잔

[현장+]포차에서 만난 박삼구 회장


"이 넥타이요? 며느리가 사준 건데 뜻 깊은 자리에 항상 이것만 해요"

지난 5일 광화문 씨네큐브 영화관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 개막식 직후 극장 옆 포장마차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사진)은 행사에 참가한 영화인들 및 기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소폭(소주 맥주 폭탄주)'을 만들어 기자에게 건넨 박 회장은 '넥타이가 멋있다'라는 말에 촌로처럼 활짝 웃었다.



"며느리가 미술 전공을 했는데 센스가 있어요. 식구들 사진 한번 보여줄까요?"

박 회장은 실제로 지갑에 있던 담뱃갑만한 크기의 사진 석 장을 꺼내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을 다시 지갑에 넣을 때 짓궂은 기자가 지갑 안을 엿보자 "고스톱 칠만큼은 되죠?"라며 우스갯말로 넘겼다.



박 회장은 포장마차에 함께 있던 이창동 감독을 가리키며 "이 감독이 96년에 선친(고 박인천 창업주)의 자서전을 써줬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저와 저녁을 같이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 감독이 단편영화제 얘길 꺼내더라고. 그래서 영화제 후원하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당시 소설가이던 이 감독은 고 박인천 회장의 자서전을 장편소설로 엮어 '집념-길 위의 길'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다 유동성 확보 방안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며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내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한 금호생명은 인수희망자들의 실사가 진행 중이다.

바쁜 일정의 와중에서 귀찮은 기자들을 따돌리지 않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건네는 박 회장의 모습을 보면서 노자의 옛말, '知止 可以不殆 (멈출 곳을 아는 자는 위험하지 않다)'를 떠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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