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證 인수, KB·한주흥산·PEF 3파전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8.11.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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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유력 한주흥산 다크호스… 업계 "인수가 2000억 내외"

유진투자증권 (4,820원 ▲35 +0.73%) 인수전에 KB금융지주를 비롯 한주흥산과 국내 PEF(사모주식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주흥산은 지난 2006년 옛 서울증권 인수를 놓고 유진그룹과 맞섰던 회사로 원로 영화배우이자 국회의원 출신인 신영균씨가 회장으로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 한주흥산, PEF 등 3곳이 유진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KB금융, 한주흥산, PEF 등 3곳과 최종 매각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며 "11월중 각 사별 실사가 끝나면 가격협상 등을 통해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후보자중 눈길을 끄는 곳은 한주흥산이다. 옛 서울증권 인수전에서 유진그룹에 무릎을 끊었던 한주흥산이 이번엔 유진그룹을 대상으로 딜(Deal)에 나섰기 때문. 과거의 경쟁자가 지금은 거래 상대방이 된 것이다. 또 수 차례 시도한 증권업 진출 성공여부도 관심사다. 한주흥산은 90년대 중반에도 에이스증권 설립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을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경쟁사중 유일한 금융회사인데다 자본력이 월등하고, 인수 의욕도 강한 탓이다.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취임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KB금융 경영진간 의견충돌이 바로 그것. 일부 경영진들은 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유진투자증권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실사에 참여하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인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같이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M&A가 바람직한지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주흥산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평가 받고있다. 한주흥산은 명동증권빌딩, SBS, 제주방송 등 보유 부동산과 유가증권 평가액만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에 비해 자금력은 뒤지지만 유진투자증권 인수자금 정도는 충분히 동원할 수 있는 상태다. 또 옛 서울증권 인수 실패이후에도 4%대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의 적정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1900억-2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황을 감안하면 이보다 낮은 가격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유진그룹은 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하겠지만 증시 여건이 너무 안 좋아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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