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부품계열사 '합종연횡' 신호탄

이진우·김지산·박종진 기자 2008.10.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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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현대오토넷 인수 의미] 모비스 중심 수직계열화 가속

"현대차만 쳐다보지 말고 밖으로 나가 뛰어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올들어 계열사 사장들에게 "그룹 수주물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자생력 확보'를 부쩍 강조해 왔다.

현대모비스의 현대오토넷 인수 추진은 현대·기아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의 본격적인 '합종연횡'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자생력을 키우라"는 정 회장의 언급에 따라 그룹 측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부품 계열사들을 묶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현대모비스 (223,500원 ▲500 +0.22%)가 최근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인 하이브리드카의 부품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또다른 그룹 계열사인 로템의 하이브리드 사업을 따로 떼어 내 인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한 부품계열사 통합을 통해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의 부품 계열사는 그동안 △현대모비스(모듈 및 제동장치), △현대오토넷(전기장치) △현대파워텍(변속장치) 등 3개 사업이 축을 이뤘지만, 이번 합병으로 현대모비스가 일약 부품계열사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부품사업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지난해 자동차 제동장치(브레이크) 생산업체인 카스코(옛 기아정기)를 합병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부품사업을 계속 확장해 왔다.

현대오토넷 (0원 %)은 2005년 현대·기아차그룹에 편입됐으며 2006년 2월 본텍, 현대모비스 카트로닉스 연구소 등과 합쳐 통합 법인으로 출범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 편입 이후 현대오토넷의 전장사업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그룹 내 부품계열사의 맏형 격인 현대모비스와 합병할 경우 전장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넷을 인수함으로써 전장과 부품, 모듈을 통합해 그룹전체의 부품경쟁력을 한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갈수록 첨단화 되고 있는 전장 부문의 경쟁력 자체가 최종 정점인 현대·기아차(완성차)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토넷은 어떤 회사?



현대오토넷은 국내 최대 자동차 전자전장 업체다. 카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 차량 멀티미디어 장비와 에어백 센서,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등 각종 전장품이 핵심 생산품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5187억원에 영업이익은 214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8828억원.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기아자동차 (105,600원 ▲2,100 +2.03%)가 각각 16.77%와 8.9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독일 지멘스의 자회사였다가 콘티넨탈에 합병됐던 VDO오토모티브가 23.5%, 글로비스 (117,300원 ▼300 -0.26%)가 6.7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오토넷은 1985년 구 현대전자 전장사업부에서 출발했다. 2000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하면서 현대오토넷으로 사명을 바꿨다. 5년 뒤 현대기아차그룹에 편입됐으며 지난 2006년 2월 본텍, 현대모비스 카트로닉스 연구소 등과 합쳐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텐진에 생산 공장을 비롯 미국, 유럽, 일본, 인도, 중국 등에도 연구개발 거점과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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