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환율 급변 등 전 세계적으로 금융 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엔화가 기록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롯데가 롯데쇼핑의 '백기사'로 나섰다.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대형마트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마크로 인도네시아'의 지분 75%를 현금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25%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이 매입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일본롯데가 지분 참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해 달러화, 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대해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환율 부분을 고려해 일본롯데가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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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롯데는 기록적인 '엔고' 덕분에 평소보다 저렴하게 외화를 확보할 수 있고 롯데쇼핑은 그만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이 일본롯데 덕분에 '엔고 수혜'를 누리게 된 셈이다.
롯데쇼핑은 당초 293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액수가 2155억원으로 줄어 784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자금 효과는 더 크다.
해외 지분 투자는 줄이고 국내 투자액은 늘린다. 롯데쇼핑은 김포국제공항 스카이파크에 대한 신규 시설 투자금액을 1067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김포에 테마파크, 호텔, 쇼핑몰 등 복합 쇼핑단지를 조성중인 롯데쇼핑은 당초 156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총 263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환율을 감안한 효율적인 투자 집행은 일본롯데와 막역한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그룹의 장점.
롯데는 올 들어 회사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일본에서 우량 기업으로 통하는 일본롯데의 우수한 신용 평가 덕분에 2%의 저리로 엔화를 대거 차입하기도 했다.
신격호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격월로 드나들며 이른바 '셔틀(Shuttle, 왕복)경영'을 펼치고 있다. 장남 신동주 부사장이 일본롯데를 맡고 있고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00%를 일본롯데 계열이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