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5.9% CD발행,결국 실패

더벨 황은재 기자 2008.10.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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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비율 완화 불구 은행 신용위험 우려 남아

이 기사는 10월29일(16:4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금리를 크게 낮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원화 유동성비율 기준이 완화되면 은행 조달금리 하락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국민은행 CP는 철저히 외면을 당했다.



CD금리는 기대와 달리 오전에만 0.01%포인트 상승했고 오후에는 C&그룹의 워크아웃신청설,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설, 은행 BIS비율 하락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은행채 금리도 상승했다.

29일 국민은행은 91일 만기 CD를 전날 기준금리인 6.05%보다 0.15%포인트나 낮은 5.90%에 발행을 시도해 시장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HSBC과 국민은행보다 짧은 61일 만기CD를 6.05%에 발행하겠다고 나온 터라 대조를 이뤘다.



금융감독당국이 원화유동성 비율 기준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키로 함에 따라 CD와 은행채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게 국민은행의 판단이었다. 유동성비율 완화로 유동성비율이 확대되는 만큼 높은 금리를 줘가며 CD나 은행채를 발행할 필요가 줄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오전 "원화유동성비율 제도가 완화되면 은행의 자금 조달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5.90%의 CD금리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만기 돌아오는 은행채 역시 예금 등을 통해 일정부분 만회할 수 있어 은행채와 CD 발행을 통한 장기 조달이 크게 줄 것이고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CD금리는 국민은행의 기대와 달리 오전부터 0.01%포인트 상승했다. 오후 들어서는 은행권에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C&그룹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검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과 관련 지주사의 주식이 하한가로 떨어졌다. C&그룹의 워크아웃이 단순한 워크아웃이 아닌 은행의 자산 건전성 악화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연이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의향 표명설이 불거지고 은행 BIS비율 하락 우려가 제기되면서 CD금리가 하락할 여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채권시장에서도 만기 6개월 남은 은행채가 전일 기준가격보다 10원 떨어진 수준에서 팔자 호가가 등장했고, 신규 발행금리도 전날보다 0.01~0.03%포인트 상승한 수준에서 나왔다.

증권사 관계자는 "C&그룹의 워크아웃 소식에 은행주가가 급락한 것은 PF대출을 포함한 자산 부실 우려 등이 나타난 것"이라며 "유동성비율 완화로 자금 조달 수요는 줄 수 있지만 은행에 대한 신용위험까지 완화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민은행과 함께 CD발행에 나선 HSBC는 61일물 CD 1800억원 어치를 6.05%에 매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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