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의 '금융위기 5대 해법'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0.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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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인 해법 필요…은행 자본 확충 등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증시는 폭락했고, 은행들은 대출을 중단했다.

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금융위기는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됨에 따라 전세계 경제는 동반 경기침체(Recession) 일로에 있다.

각국 정부들은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 사상 유례없는 공조를 통해 위기 극복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심리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스티글리츠의 '금융위기 5대 해법'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문을 싣고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5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자본주의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경제시스템이지만, 지난 30년간 시장경제는 100차례 이상의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정부 규제와 감독이 필수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규제와 감독이 없다면 시장은 지속적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가 일정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정부가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돕고 지분 매입을 통해 구제금융에 나선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전세계로의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스티글리츠 교수가 제시한 5가지 해법.


1. 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라

은행들은 손실로 자본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며, 신용경색으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자본을 공급할 필요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투표권이 있는 보통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 주입은 채권 보유자들도 구제해야 한다. 디폴트 위협으로 채권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뒤늦게나마 자신이 당초 주장했던 은행 부실자산 매입 방안은 하자가 있으며 은행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새로운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2. 주택압류 사태를 막아라

폴슨이 당초 구상했던 구제방안은 심각한 내부 출혈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대규모 수혈을 해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주택압류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자를 구할 수 없다.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회의 수정 이후에도 여전히 부족함은 남아있다.



모기지 금리와 재산세 공제를 현금화할 수 있는 세금 감면으로 전환하고, 주택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도록 파산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통해 주택 소유자들이 자기 집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택가격이 모기지 대출금 이하로 떨어지면 모기지도 낮아지도록 하거나 정부 자금의 저금리 대출이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택소유주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3. 효과적인 부양책을 실시하라



월가를 돕거나 주택압류를 막는 것은 부분적인 해법일 뿐이다.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로 향하고 있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 실업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돕지 않는다면 실업자들은 지출을 줄일 것이고 이는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미니애폴리스 다리의 붕괴는 미국 사회기반시설이 얼마나 낡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반시설과 기술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4. 규제개혁을 통해 신뢰를 되돌려라



이번 금융위기는 은행의 잘못된 결정과 이에 대한 규제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스템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에게 관대한 보상 시스템을 비롯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이끌고 있는 잘못된 기업지배구조 역시 변화해야 한다. 이는 보상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투명하지 못한 스톡옵션은 많은 부실과 문제를 야기한다.

5. 효율적인 다자간 기구 창설



전세계 경제의 연계가 심화됨에 따라 더 나은 글로벌 감독체계가 필요하다. 50개 주의 감독 시스템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미국의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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