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증권·운용사는 그룹들의 사금고?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10.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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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현대車, 계열사간 몰아주기 금융거래..LS·GS그룹도

증시 급등락으로 신설·인수 증권.운용사의 경착륙 우려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이들 회사들과 계열사들간의 밀어주기성(?) 내부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사실상 그룹의 자금금고로 역할하는 모양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설 증권.운용사들은 자사가 속한 그룹내 계열사들과 수백억에서 수조원대의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을 출범시킨 현대중공업그룹은 한도 설정이긴 하지만 이들 회사들과 3조원대 중반의 거래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익증권 거래를 위해 3조원의 금융거래 한도 설정 사실을 지난 1일 공개했다. 또 현대미포조선도 4300억원의 수익증권 거래를 예고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100억원의 사모채권신탁거래 개시 사실을 밝혔다.



이들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자금운용 수익성 제고를 계열사와의 거래 이유로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HMC투자증권 밀어주기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는 1800억원의 MMF, RP거래를 예고했고 기아차도 HMC증권을 통해 800억원의 RP거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도 900억원의 MMF 거래 사실을 공시했다.

자산운용사를 나란히 출범시킨 GS그룹과 LS그룹도 수백억원대의 계열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100억원의 MMF거래와 100억원의 주식펀드 상품 거래 사실을 공시했다. 안정적인 자금 운용 및 수익성 제고가 거래의 목적이었다. GS건설은 펀드 가입 창구(판매사)로는 우리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을 선택해 안분하기도 했다.

LS그룹의 LS전선과 LS산전도 계열사인 LS자산운용에 각각 500억원씩의 MMF 운용을 맡겼다. 또 LS네트웍스도 100억원의 MMF거래를 LS운용을 통해서 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금융업에 진출할 당시 금융업의 성장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계열사의 거래 몰아주기 관행이 이 같은 포부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초창기 자리잡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회사 성장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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