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 잇따른 악재에 '휘청'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8.10.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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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욱 사장 돌연사표·광교 비즈니스파크 사업 지지부진

-권재욱 사장 지난 10일 돌연 사표..수뢰혐의 영향
-비즈니스파크 설계 공모, 건설사 대거 포기 움직임
-사장 인선 쉽지 않아..대규모 추진 사업 '빨간불'


광교신도시와 경기도 뉴타운 사업 추진으로 승승장구하던 경기도시공사가 잇따른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사장의 돌연 사표로 선장을 잃게 된데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광교신도시 PF(프로젝트파이낸싱)설계공모도 건설업체들이 대거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공사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

13일 경기도시공사와 경기도에 따르면 수뢰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던 권재욱 사장(56)이 지난 10일 경기도에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권 사장의 사표 제출은 뇌물수수로 구속된 부하직원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상납 받은 혐의로 검찰에 세 차례 소환된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경기도시공사는 갑작스럽게 수장을 잃게 돼 어수선한 분위기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여러가지 대규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권 사장의 사표로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사장 인선이 마무리돼 파장이 최소화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도시공사 사장 임명권자인 경기도는 사장추천위회를 빠르면 다음 주 중 구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와 도시공사 안팎에선 공모절차가 한 달이상 걸리는데다 1년 8개월 정도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는 인물 영입이 쉽지 않아 예상외로 사장의 공석이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도시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광교 특별계획구역 조성사업 가운데 첫 공모지역인 비즈니스파크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27일 설계 공모 접수가 마감되는 이 사업에 건설사들이 잇따라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좌초 위기에 놓인 것.

5월 말 공모 발표 당시만 해도 대형 건설사를 포함해 많은 건설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가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사업성 부족과 유동성 경색 등을 이유로 속속 사업 참여를 포기하고 있다. 비즈니스파크는 90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세워지는 등 사업비만 2조원 이상 투자되는 대규모 PF사업으로 광교신도시의 13개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구역이다.

이 때문에 상업, 업무시설 등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로 만들려는 도시공사의 야심찬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공고가 났을 때만 해도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가졌고 검토를 해 왔지만 신규 사업을 벌일 상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 참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공모 규정상 단독 컨소시엄만 참여할 때는 자동 유찰되게 돼 있어 참여를 검토중인 건설사도 단독 응찰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 포기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대외 변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설계 공모는 일정대로 갈 것"이라며 "현 상황에선 공모 결과를 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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