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노테라 인수..D램 "간만에 호재"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김보형 기자 2008.10.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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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몬다, 생존력 의문..D램 공급 둔화에 긍정적

미국의 D램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독일의 '키몬다'로부터 '이노테라'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D램 업계의 시장 재편과 공급 과잉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12일(현지시간) 독일의 D램 업체인 '키몬다'로부터 이노테라 지분 35.6%를 4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노테라는 키몬다가 대만의 '난야'와 합작해 설립한 D램 회사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 일본 엘피다에 이은 전세계 D램 업계 4위 기업이다.



마이크론은 당초 '키몬다' 전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이노테라' 지분만 인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이에 앞서 올 초 키몬다와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던 '난야'와 전격적으로 제휴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약 1주일 이내에 키몬다의 이노테라 지분 절반을 2억달러에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대만 당국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마이크론과 난야는 이노테라에서 생산되는 D램의 절반씩을 확보하게 된다. 이노테라는 300mm 웨이퍼를 사용해 월 12만장 정도의 D램을 생산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이노테라 지분 인수는 D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키몬다의 트렌치(Trench; 웨이퍼 밑을 파서 막을 쌓는 회로 방식) 기술을 사용해 D램을 생산해 왔던 이노테라가 앞으로 마이크론의 스택(Stack; 웨이퍼 위로 막을 쌓아올리는 회로 방식) 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 D램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노테라의 2개 공장이 트렌치에서 스택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동중단 기간은 공장별로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키몬다의 생존이 불투명해 졌다는 점에서도 이번 거래는 업계에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사실상 키몬다의 주요 생산시설이 '이노테라'였다는 점에서 '이노테라가 없는 키몬다'의 생존력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키몬다는 지난 2분기말 기준으로 전세계 D램 시장점유율 8.9%로 업계 5위였다.

D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노테라가 없는 키몬다를 인수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키몬다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키몬다가 자체 현금과 이노테라 매각대금 만으로 새로운 공장을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자금으로 기존 공장을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하더라도 D램 불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면 D램 공급이 둔화될 수 있어 D램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마이크론의 부활에 대한 경계의 시각도 적지 않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이노테라 지분 인수로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게 되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말 기준으로 D램 시장점유율 10.9%, 업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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