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전략가 "희망이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0.10 08:22
글자크기

공포에 따른 매도로 증시 끝없는 절망…"바닥에 가까운 것일수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전세계 증시가 투자자들을 공포를 넘어 절망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잇따른 금융 대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단기 금융시장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충격과 더불어 신뢰의 훼손이 주식의 투매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문가들마저 예측을 포기하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완전히 손을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바닥에 가까운 것이란 희망을 주는 이들도 있었다.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7.33%(678.91포인트) 폭락한 8579.19로 주저앉았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7.62%, 5.47%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1만4000을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한지 1년만에 9000선을 내주며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38% 급락하며 1937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S&P500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10.9배로 1985년 이후 가장 싼 수준이다.

앞서 폐장한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영국 FTSE100지수는 1.21%, 독일 DAX30지수는 2.53%, 프랑스 CAC40지수는 1.55% 하락했다.



피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필립 올란도는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낮아진 밸류에이션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올란도는 "주식은 지금 자유낙하(Free fall)하고 있으며, 펀더멘털은 창문에서 치워졌다"면서 "3분기 실적은 매우 나쁠 것이며, 3분기 경제성장률은 재앙과도 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트포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 역시 "지금은 공포가 전염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상황"이라며 "아무도 펀더멘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주 많이 두려워한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의 결정은 매도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패닉을 반영하듯 일명 '두려움의 지수'로 불리우는 변동성 지표인 VIX지수는 이날 11% 급등한 63.92로 치솟으며, 사상처음으로 60을 넘어섰다.

토드 살라몬 샤퍼인베스트먼트리서치 트레이더는 "시장에서 업종과 종목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금껏 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금융시장의 개선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실망감이 커졌고, 신용시장이 오히려 끝장날 것이라는 우려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짐 폴센 투자전략가는 "여러 구제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사라지고 공포만이 남아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구제책이 나오더라도 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 아발론 파트너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껏 9000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다"면서 "이는 신뢰의 위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딜로는 "공포가 지금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저점도 가까웠다는 뜻"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