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년래 최고, 나흘새 208원 폭등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10.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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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원 마감… 엔/달러 한때 100엔 아래로

달러/원 환율이 나흘 새 200원 이상 폭등하며 외환위기(IMF) 때 환율로 올라왔다. 코스피 지수 1300선이 무너지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됐지만 속도조절에만 그칠 뿐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를 해소시키지는 못했다.



시장전문가들은 1400원대 환율을 이제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1500원도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환율 폭등에 대한 기술적인 조정도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6.9원 상승한 13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98년 9월23일 1402.0원으로 마감한 이후 종가기준으로 10년1개월래 최고치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99.0원을 기록했다.



간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업어음(CP) 직접 매입 소식과 추가 금리인하 시사에도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전날보다 6.9원 오른 1335.0원으로 거래를 시작 환율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개장 2시간여만에 1380원대로 올라왔다.

환율 폭등에 패닉상태에 빠진 외환시장참가자들은 업체들의 실수요 주문 처리만 할 뿐 거의 거래를 하지 않는 상황으로까지 갔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러한 패닉상태에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며 "장이 얇고 오퍼(달러매도)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실수요 달러 매수 물량만 나오면서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자 해외펀드를 운영하는 투신권의 환헤지와 관련된 달러 매수도 환율 폭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의 환율에 중요한 변수는 근본적으로 미국 신용위기와 관련한 달러 유동성 회수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자산 선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라며 "최소 내년 1분기까지도 진통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환율 상단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1500원까지도 열어두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경숙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달러/원 환율 폭등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 기술적인 조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불안이 최고조에 이르고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은 6개월만에 100엔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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