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달러 사재기 기업 생각 바꿔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0.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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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국가 어려울때 개인이 욕심 가져서는 안돼"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이 욕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 때문에 달러를 사재기하는 기업과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오찬 간담회에서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달러를 갖고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달러를 사재기 하는 기업이 좀 있는 것 같고, 일부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율이 1395원 까지 치솟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가운데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위기 상황을) 틈타 투기거래를 하는 세력들, 특히 대기업에 대해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정감사 답변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외환시장의 투기세력, 특히 일부 대기업을 향해 칼날을 겨눈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과거의 사재기는 안보불안 때문에 북한과 문제가 생기면 도망가려고 라면을 사 모으고 하는 일이 있었다"며 "지금은 국민이 자신감을 갖고 있어 괜찮은데, 금융위기 때문에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있는 사람들도 돈을 안 쓰고 눈치를 보고 있지만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정부를 믿고 함께 나가면 어느 나라 보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부 정책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경제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아시아까지 올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일본, 한국, 아시아 3국은 1조8000억 달러에 가까운 외화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도 26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시아 3국은 구라파 같은 직접적 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외환위기 때는 우리가 갖고 있는 외환 중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게 200억 달러도 안됐지만 지금은 2천600억 달러를 모두 현금화 할 수 있고,우리가 보유한 외환규모가 단기외채를 상쇄하는 데 충분한 여유가 있다"며 "외화유동서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1930년대 대공황 위기 당시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지금 미국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두려움 그 자체다.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두려워할 만한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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