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들 "국민연금 갈래요"

더벨 이재영 기자 2008.10.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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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경력직 경쟁률 최대 29:1… 안정성에 '상종가'

이 기사는 10월07일(18: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국민연금이 때아닌 상종가를 치고 있다. 금융시장이 차갑게 가라앉으면서 감원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증권맨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자산운용 전문가 공개 모집의 경쟁률이 12대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4명 모집에 279명이 지원했다. 투자실무경력 2년 이상의 인력에게만 지원을 허용했는데도 경쟁률이 높았다.

앞서 지난 5월에 실시한 공개 모집의 경쟁률이 6대1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높은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불과 반년 사이에 경쟁률은 2배, 지원자 수는 4배 늘어난 셈이다.



특히 M&A투자, SOC투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대체투자' 부문엔 2명 모집에 58명이 지원해 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실무경력 5년 이상이 필요한 팀장급 직책(2명모집)에도4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21대1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채용하는 인원은 전원 3년 계약직이다. 급여 수준도 같은 경력의 일반 증권사 직원보다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인력들이 몰린 것은 국민연금의 '안정성'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끝나는 3년 후 평가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데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아있을 수 있다"며 "일반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동양종금증권이 서울 일부 지역 지점을 통폐합하고, 일부 증권사들이 인력 감축을 검토하는 등 증권사 채용 시장은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했지만 불과3~4개월만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에 합병, 감원 같은 이야기가 돌면서 분위기가 흉흉해졌다"며 "시장이 안 좋을 때 국민연금 같은 안정적인 곳으로 옮겨 상황을 지켜보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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