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가격 신경전' 본격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기성훈 기자 2008.10.06 16:15
글자크기

주가 급락 속.."기업 가치 반영" vs "본질가치 불변"

"제시 가격 너무 낮으면 유찰 불사..", "떨어진 주가 인정해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일찌감치 '가격' 신경전 양상을 띠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 후보자들 간에 인수 가격을 놓고 벌이는 '기싸움'이 기본 골격이지만 주가 급락이 겹치면서 '유찰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을 둘러싼 인수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3850원(14.72%) 급락한 2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전반적인 주식시장 급락,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조선업체들의 실적 부진 우려, 국민연금 투자 포기 검토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장 마감 현재 대우조선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7369억원 줄어든 4조2680억원. 지난 7월29일 8조4021억원에 비해 2개월여만에 4조원 이상 급감한 것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우조선 인수 가격이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똑같이 7조원의 인수가격(인수 지분 50%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지난 7월 말 기준으로는 프리미엄을 67% 주고 인수하는 것이 되지만 이제는 프리미엄이 228%까지 올라간 셈이 된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는 본질가치에 근거해 가격을 산정하는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다.

대우조선 인수전을 지휘하고 있는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 주가하락과 관련해, "주식 가격은 현재의 경영 여건을 반영해서 기업 가치가 형성된 것"이라며 "지금 주식 가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주가 하락이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매각 주체이자 이번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주가와 관계없이 대우조선의 본질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 후보기업들의 제시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유찰시킬 수 있다는 방침도 언급했다.

인수 후보기업들의 계산은 복잡하다. 인수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다면야 가격이 낮아질수록 좋겠지만 인수를 위해 적정 가격 제시가 불가피하다면 오히려 기대 가격 하락이 더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후보 기업들의 적정 가격 언급이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있어 머릿속은 더 복잡하다.

시장의 기대 인수 가격이 낮아지면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가 부담스러워지고, 이는 상대적으로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강력한 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도 어렵다. 인수 하더라도 다른 후보와 가격차가 클 경우 무리한 가격으로 인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적정 가격에 대한 언급과 써내는 가격은 별개"라며 "차라리 가격이 오르면서 경쟁이 진행된다면 더 수월하겠지만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