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일찌감치 '가격' 신경전 양상을 띠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 후보자들 간에 인수 가격을 놓고 벌이는 '기싸움'이 기본 골격이지만 주가 급락이 겹치면서 '유찰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을 둘러싼 인수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3850원(14.72%) 급락한 2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전반적인 주식시장 급락,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조선업체들의 실적 부진 우려, 국민연금 투자 포기 검토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우조선 인수 가격이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는 본질가치에 근거해 가격을 산정하는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다.
대우조선 인수전을 지휘하고 있는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 주가하락과 관련해, "주식 가격은 현재의 경영 여건을 반영해서 기업 가치가 형성된 것"이라며 "지금 주식 가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주가 하락이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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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체이자 이번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주가와 관계없이 대우조선의 본질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 후보기업들의 제시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유찰시킬 수 있다는 방침도 언급했다.
인수 후보기업들의 계산은 복잡하다. 인수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다면야 가격이 낮아질수록 좋겠지만 인수를 위해 적정 가격 제시가 불가피하다면 오히려 기대 가격 하락이 더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후보 기업들의 적정 가격 언급이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있어 머릿속은 더 복잡하다.
시장의 기대 인수 가격이 낮아지면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가 부담스러워지고, 이는 상대적으로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강력한 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도 어렵다. 인수 하더라도 다른 후보와 가격차가 클 경우 무리한 가격으로 인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적정 가격에 대한 언급과 써내는 가격은 별개"라며 "차라리 가격이 오르면서 경쟁이 진행된다면 더 수월하겠지만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