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아닌 뉴질랜드산서 멜라민, 왜?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10.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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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이 아닌 뉴질랜드산 분유 원료에서도 멜라민이 나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멜라민을 의도적으로 섞은 중국산이 아닌 뉴질랜드산에서 왜 멜라민이 나왔을까.

2일 식약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뉴질랜드산 분유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이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식약청은 "뉴질랜드 정부에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로는 검출량이 미량이기 때문에 비의도적으로 섞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락토페린은 뉴질랜드의 타투아협동조합 낙농회사(이하 타투아)에서 제조돼 7개 회사를 통해 국내 수입됐다. 뉴질랜드 식약청이 밝힌 현지 '락토페린'의 멜라민 검출량은 4ppm 이하.



의도적으로 혼입되기에는 소량이란 점에서 뉴질랜드 식약청은 제조포장 등의 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락토페린이란 우유에서 추출되는 항바이러스, 항균성 물질로 면역강화 효과가 있어 이유식, 분유, 영양증강제 등에 사용된다. 가격이 비싸 통상 1% 미만의 소량이 첨가된다.

멜라민 분자량은 126.12로 락토페린의 분자량 207.23에 비해 작다. 이 정도의 분자량 차이라면 우유에서 추출, 정제하는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중국에서처럼 분유 자체가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한 관계자는 "정제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분유에서 멜라민이 들어올 개연성이 전혀 없다"며 "포장지에서 유래된 것인지 제조포장 과정에서 멜라민 유사물질이 생긴 것인지는 뉴질랜드 식약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워낙 검출량이 미량이라 이력추적제가 되지 않는 한 명확히 어디서 들어왔는지는 알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뉴질랜드 회사의 식품가공설비에서 혼입됐을 가능성이다.

박기환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고온으로 가열되는 과정에서 설비 등에 쓰인 멜라민 수지가 일부 추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멜라민은 자연발생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생화학적으로 어떤 반응에 의한 것인지는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농약이나 동물 살충제로 사용되는 '사이로마진'이 동물의 체내에서 대사되면서 멜라민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사이로마진'이 분해되면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우유에서 추출된 '락토페린'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되려면 비상식적으로 많은 량의 '사이로마진'을 사용해야하는 만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이참에 이유식과 분유 등을 대상으로 멜라민 기준치를 정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락토페린'에서 검출된 멜라민은 2~4ppm로 최종 제품에서는 검출되기 어려울 정도의 소량이다. 분유에는 0.05%정도, 이유식에는 이보다 적은 양의 '락토페린'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WHO는 지난 달 말 가이드라인을 통해 멜라민 한계치(최종 제품 기준)로 아이는 1ppm, 어른은 2.5ppm 이하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이 수치를 초과하는 멜라민이 검출될 때만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기준치를 설정하면 승인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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