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형악재에도 선방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9.30 16:22
글자크기

장초반 -5.5% 급락장 만회… 다른 亞증시와 대조

코스피지수가 30일 미국발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장중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인 777.68포인트 급락하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연저점을 깨뜨리며 4.1% 하락하는 등 아시아주요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는 견조한 방어력을 과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초반 5.5% 급락세를 이겨내고 전날 대비 0.58% 하락에 그치며 1448선을 유지한 배경에는 '1400이 마지노선'이라는 공감대가 우선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개장전 공매도 금지와 자사주 매수비중 확대 등 적극적 조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형성한 측면도 낙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외환위기와 9ㆍ11테러 이후 급락장을 겪으면서 '위기는 기회'라는 학습효과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또 구제금융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법안통과가 실패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을 알고 있는 미국 의회가 재상정시 법안 통과를 미루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임정석 NH투자증권 (7,240원 ▼60 -0.8%)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400선에서 버티는 의미는 크다"며 "1400선 초반은 2003년 이후 상승폭의 38% 내준 조정기간으로 이 수준만 지지하면 추세를 상실하지 않고 반등을 노려볼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1300선으로 주저앉으면 2003년 이후 추세는 유지해도 회복은 어렵다는는 공감대가 기관들 사이에 형성된 듯 하다"며 "지수가 1300선 아래로 고착화되면 기다리다 지친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거세지면서 수급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00선은 주가가 PBR 기준으로 장부가에 근접하거나 약간 웃도는 상황"이라며 "자산가치 측면에서 지지요인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국내 증시가 미국에 비해 최근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도 미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가 저점 부근이라는 인식도 강하게 시장참여자들에게 받아들여져 하락세가 둔화된 배경으로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주식시황팀장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미국의회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초반 낙폭을 줄였다"며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와 자사주 매입 확대 방안에 이은 또다른 조치 마련의 기대감도 낙폭 만회에 일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