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사상최대 폭등의 원인은?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9.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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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불씨' 잔뜩…월물교체일에 투기세력 몰려

국제유가가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지 하루만에 기준가가 110달러 미만으로 급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전날 급등은 달러 약세, 금융시장 불안 등 유가상승을 자극하는 '불씨'가 널려있는 상황에서, 마침 원유 선물교체에 따른 '숏 커버링' 수요가 기름을 끼얹은 때문이다.



흔히 국제원유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을 기준으로 한다. 22일은 그동안 기준가격으로 제시됐던 10월 인도물의 마지막 거래일로 23일부터는 11월물 가격을 기준가로 삼게 된다.

◇유가 급락시킨 '숏 투자자'…마지막 청산일에 물려
22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WTI 가격은 장중 130달러까지 치솟은 뒤 전날보다 16.37달러(15.7%) 상승한 배럴당 120.92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일일 상승폭은 지난 6월6일 10.75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1월물 가격은 6.62달러 오른 109.37달러에 머물렀다. 오후9시10분 현재 시간외 거래가는 108.7달러로 소폭 하락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11월물 사이에서 10달러 이상 벌어진 가격차는 '숏 커버링'과 투기수요가 맞물려 벌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우선 22일 달러화가 유로 대비 사상 최대폭으로 급락한 것과 맞물려 유가가 급등하자, 그동안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급히 '숏 커버링'에 나선 것이 주원인이다.

파라마운트옵션의 트레이더인 레이 카본은 "유가가 장중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마감 직전의 급등은 10월물 청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숏 커버링'에 나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120달러에서 90달러까지 하락하는데 일조했던 '숏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인 원유선물을 빌려서 매도했고 이를 되갚기 위해 10월물의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높은 가격에 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투기꾼 대결에서 '매수'세력 승리…美당국 조사 착수
반대로 유가가 90달러까지 급락하면서 숨죽여왔던 '매수' 세력은 이날 승부에서 큰 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10월물의 마지막 거래일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진 투기세력간의 대결에서 '매수' 세력이 이겼다는 분석이다.



카메론하노버의 피터 뷰텔 애널리스트는 "이날 유가를 끌어올린 세력은 과거 유가를 79달러에서 147달러까지 상승시켰던 투기세력"이라며 "주식, 달러가치가 하락압력을 받게 되자 대형 투자기관들이 원유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투기거래 의혹에 대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하루 가격제한 변동폭을 넘어 매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진 데 대해 월터 러켄 CFTC 위원장은 "누군가 시장변동을 이용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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