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영업못하는 영업맨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09.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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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담당자가 영업을 못 한다?'

회사가 부도가 났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는 건설업체 주택영업 담당자들에게 닥친 실제 상황이다.

주택영업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우선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로 신규 수주가 가능한 상품 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로 시행사 도급사업에서 손을 뗀 지 오래고, 도시개발사업도 대규모 토지매입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어서 숫자를 늘리기 어렵다. 또 타운하우스나 아파트형 공장, 상가 등의 틈새상품도 수익성에 자신이 없고, 사업 규모에 비해 인력 투입도 만만찮은 사업들이어서 무작정 일을 벌리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대규모 공모형 PF개발사업과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에 올인하는 분위기지만 공모형 PF개발사업은 사업성 부족과 금융위기 때문에 한풀 꺾일 분위기다.



실제로 한 중대형건설사 개발영업본부에는 최근 그룹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수반되는 개발사업 수주를 자중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현재 사업자 모집 공고를 냈거나 낼 예정인 대전역세권·오산세교 중심상업지·한강신도시 수변공간 PF개발사업이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질 정도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재개발·재건축도 대형건설사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중대형 이하 건설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금융권이 신규 투자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도 영업맨들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기도 좋지 않고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력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기까지 겹쳐 예전 같은 영업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택영업맨들이 영업을 못하고 개인투자자(시행사)마저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부동산개발컨설팅 업체의 일감도 급감하고 있다.



델코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PF사업에 대해 종종 문의를 할 뿐 아파트와 틈새상품 컨설팅 문의는 완전히 끊겼고, 개인투자자들은 절반가량이 사업을 접거나 시장을 관망하는 상황이어서 신규투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발사업은 급격히 줄어들 판인데 금융권 PF 담당자들은 오히려 더 바빠졌다는 후문이다. 금융권이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예전이면 쉽게 승인을 해주던 물건들마저 줄줄이 퇴짜를 맞음에 따라 해당 물건이 이 은행, 저 은행을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PF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선 사업계획서를 보고 사업성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 반나절을 보낼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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