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파헤쳐보는 것은 기자로서의 본능이다. 그 본능을 더욱 자극한 것은 21세기컨설팅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였다. 지금까지 접해본 일반적인 업체들과 전혀 달랐다. 기사에 21세기컨설팅이란 회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도 아닌데 정정과 반박을 요구하는 태세가 기자가 보기엔 '오버'하는 것 같았다. '감출 게 정말 많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21세기컨설팅은 3.3㎡당 1만~2만원짜리 땅을 매입하면서 개발비용을 명분으로 10만원이 넘는 돈을 받고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 그 많은 투자금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파악되지 않았다. 수천억원대의 돈이 말이다.
21세기컨설팅은 그래도 아직 목마르다고 한다. 더 많은 투자자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영업이 힘들다고 한다. 벌써 수천명이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사수신이나 다단계가 무서운 것은 새로운 희생양을 언제나 찾아 헤맨다는 점이다. 약속한 시점에 투자금과 수익을 챙겨주지 못하면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돌려막기를 해서라도 연명하려는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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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계 더 나아가면 투자자들마저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거드는 한편이 되기 일쑤다. 투자자들은 자기 돈을 되찾으려면 먼저 회사가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같은 배를 타게 된다. 그러나 부실이 눈덩이가 돼 불기 시작하면 누구도 그 파국을 막을 수 없게 된다.
21세기컨설팅측은 유사수신행위도 아니고, 아무 문제도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기자는 이 회사가 '모두가 망하는 게임'으로 결국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