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권 투자 오피스, 매물로 나오나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09.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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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빌딩은 자산가치 상승뒤 매각할 가능성 높아

월가 금융쇼크의 당사자인 메릴린치, AIG 등 미국계 금융기관이 보유하거나 투자한 오피스가 매물로 나올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의 의사결정이 신규 투자는 동결하고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상 환금성이 가장 빠른 오피스 매각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자금 지원을 결정한 AIG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짓는 국제금융센터(SFIC) 사업에 지분 30%를 투자, 최대 출자자로 등재돼있다. 부동산업계는 AIG 본사가 유동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판단되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BOA가 인수한 메릴린치는 서울의 경우 SK서린빌딩을 비롯 중구 중림동 일대 일부 오피스와 분당의 일부 오피스에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의 오피스 투자는 펀드 또는 리츠 형태가 아닌 직접 투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메릴린치가 1인 단독 투자를 선호하는데 국내에서는 마땅한 리츠나 펀드를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오피스 통매입보다 지분투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업계는 메릴린치가 BOA에 매각된 이상 BOA가 현금 회수를 위해 필요하다면 평가를 거쳐 환금성이 빠르고 수익을 어느 정도 거둬들인 물건에 대해서는 매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 위기에서 한발 벗어나 있는 모건스탠리는 단일 오피스빌딩으로는 최대 연면적을 자랑하는 대우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빌딩의 지분은 모건스탠리가 89%, 국내 투자자들이 11%로, 부동산업계는 모건스탠리가 지금 당장 오피스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자산가치를 올린 뒤 매각해야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오피스 AMC 관계자는 "대우빌딩의 경우 3.3㎡당 2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어도 3.3㎡당 3000만원은 돼야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결국 당장 시장에 매물로 나올만한 오피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만약 메릴린치가 지분을 대거 매각한다 하더라도 오피스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당분간 서울 도심의 오피스 부족난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분양수입을 우선한 개발사업이 넘쳐나면서 오피스가 들어서야 할 자리에 오피스텔이 대거 공급돼 오피스 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업계의 오피스 시장 전망은 4~5년간은 공급 부족이 유지되다가 4~5년 뒤 용산역세권과 세운상가, 상안DMC 등에서 오피스가 쏟아지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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