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거취, 격론끝 추경처리 이후로(종합)

박재범 조철희 기자 2008.09.16 18:10
글자크기

의총서 '재신임'vs'사퇴촉구' 의견 팽팽...'선 추경처리-후 인책논의'로 가닥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진퇴 여부에 대한 결론이 추가경정예산 처리 이후로 미뤄졌다. 추석 전 추경 처리 무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홍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의견이 찬반으로 첨예하게 갈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홍 원내대표의 사임 여부를 논의했으나 격론을 벌인 끝에 추경안을 우선 처리한 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 '선(先) 추경처리- 후(後) 인책논의'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오늘 의총의 결론은 현 원내대표체제에서 추경예산을 처리한 이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선 홍 원내대표의 '유임'과 '사퇴'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발언을 신청한 10여명의 의원들은 홍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의 사임을 받아들이자는 쪽과 유임시켜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려 논박을 벌였다.



의총 초반엔 재신임론이 우세했다. 발언대에 차례로 오른 이인기 손범규 박종희 이정현 나성린 의원 등은 홍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대표단을 유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추경안 무산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되 원내 지도부에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이정현 의원은 "금융위기나 국내외 경제상황으로 볼 때 어려운 점이 많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단합하고 심기일전 할 때"라며 "지금은 누가 누구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보다 새 개혁정치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의 경우 '적전분열'을 경계하며 홍 원내대표에 대한 옹호 발언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신임쪽으로 흐르던 기류는 친이재오계 의원들이 신상 발언에 나서면서 뒤바뀌었다. 진수희 의원은 "원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론을 전개했다. 김용태 정태근 권택기 의원도 진 의원의 주장에 합세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홍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의총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정 의원은 특히 "홍 원내대표가 추경안을 처리한 후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까지 거론되는 등 격론이 이어지자 박희태 대표가 중재에 나섰다. 박 대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추경안 처리문제는 홍 원내대표가 맡아서 완결짓도록 해야 한다"며 "인책문제는 그 이후에 논의하자"고 말했다. 결국 여러 의원들이 박수로 호응하면서 '선 추경처리-후 인책논의'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제 거취문제는 의총 결론에 따른다고 수 차례 말한 바 있고, 중요한 것은 추경 처리이고, 추경 처리가 끝나면 거취는 의총 결과에 따라 바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 원내대표의 거취는 추경안 처리가 예상되는 금주를 넘어 다음 주께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현재로선 당내 분위기가 재신임 쪽에 조금 더 기운 듯보이지만 추경안 처리 여부에 따라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특히 친이재오계 의원들의 교체 주장이 조직적 세를 얻을 경우 홍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지난 11일 처리가 무산된 추경안을 늦어도 이번주까지는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행 처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다수 의원들의 전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