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월마트 점포매각'건 공정위에 승소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8.09.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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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경쟁제한성 없다" 법원, 공정위측 매각 명령 취소 판결

신세계 (154,900원 ▼1,300 -0.83%)가 월마트 인수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벌인 법정분쟁에서 승소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아봐야 하지만 신세계 입장에서는 일단 부담스러운 짐을 덜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는 3일 신세계가 "점포매각 명령 등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형 할인점 이마트를 가지고 있는 신세계는 2006년 5월 미국의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의 한국지점을 인수했다. 공정위가 그해 12월 두 회사의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점포 4~5개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을 명령하자 신세계는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우선 공정위가 두 회사의 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한 4개 지역의 경우 또 다른 할인점의 신규출점이 예상돼 신세계-월마트의 결합이 실질적인 경쟁을 제한할 염려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포항지역의 경우 두 회사의 결합 이후 2개의 대형할인점이 신규 출점해 경쟁사업자 수는 오히려 5개로 늘어나고 신세계의 점유율도 43.7%로 대폭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부천, 안양·평촌 지역도 기업결합으로 인해 시장집중도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격단합 등의 가능성에 대한 공정위의 입증도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구 시지·경산 지역의 경우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세계-월마트 기업결합으로 시장 집중도가 100%가 되고 가까운 장래에 신규출점이 예상돼 있지도 않아 경쟁제한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정위가 이 지역의 점포를 전국단위 매출액 상위 3개사 이상의 업체에 매각하라고 명령한 것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구 시지·경산의 경우 당초부터 경쟁사업자가 신세계와 월마트 밖에 없었다"며 "월마트의 지점을 누가 양수하든 간에 그로 인한 경쟁제한 배제효과는 동일해 굳이 매도대상에서 상위 3사를 제외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06년 5월 신세계가 월마트를 인수하자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경쟁제한성 해당요건을 충족하고 가격인상이나 공동행위 가능성이 있다"며 월마트 인천·부천, 안양·군포·의왕·과천, 대구 시지·경산, 포항 등 4개 지역의 점포 4~5개를 매각하라고 시정 명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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