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보존이냐 해체냐' 갑론을박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8.08.29 15:48
글자크기
서울시청 '보존이냐 해체냐' 갑론을박


서울시청 본관 건물의 해체·복원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문화재 당국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제 강점기 건물을 철거하느냐 보존하느냐' 문제가 네티즌들의 논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문화재청의 사적 가지정에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전 문제와 더불어 시청이 일제강점기 건물이라는 것도 한몫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8일 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제에 의해 본(本)자형으로 지어진 서울시청은 일(日)자형이었던 옛 중앙청과 더불어 대표적 일제 침략 상징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해체하다 공사가 중단된 시청 태평홀은 本자의 가운데 짧은 가로 획에 해당하는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전면부 외벽을 남긴 채 내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복원하는 방식이 시의 계획"이라며 "문화재위원회의 원형 보존만이 유일한 정답일지는 다함께 생각해보고 싶다"고 했다.



문화재위원회가 청사를 사적으로 가지정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에서도 보존이냐 철거냐 논쟁이 불붙고 있다. 건축가 김진애씨는 블로그에서 "남아있는 근대건물이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없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건물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은 옳은 정책"이라며 문화재위원회를 두둔했다. 그는 "시가 시청을 철거 복원하는 것은 '재축'이기 때문에 문화재로 보기 어렵고 문화재 훼손이다"고 했다.

일본에서 박사과정에 있다는 한 네티즌은 "긍지의 역사가 아니라 얼룩진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치욕의 역사를 대표한다고 해서 역사적 증거인 건물을 없애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철거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일제 강점기 잔재는 보전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는 네티즌도 적지않다. 아이디 '어이가'인 네티즌은 "일본사람들이 이 건물보고 자랑스러워한다. 일제 건물은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디 '양심'은 "나라의 정기를 끊으려 고도의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구청사를 허무는 것은 백번 잘한일"이라며 "일본이 점령하고 착취하던 건물이 서울 한복판에서 시청으로 쓰이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