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베어랠리'재개여부, '소비'가 고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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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체크포인트]달러강세로 추가상승 기반

지난주 미 증시는 폭발적인 뒷심을 보여줬다.
중국인들이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일에 맞춘 올림픽 개막일은 미 증시에 행운의 날이 됐다. 다우지수는 302포인트(2.7%) 뛰어오르며 지난 한 주간 상승률을 단숨에 3.6%로 넓혔다. S&P500지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9%, 4.5% 올라서며 본격 반등전망을 확산시켰다.

급반등의 촉매가 된 유가와 달러화의 방향성이 갑자기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번 주 예정된 경기 및 실적 발표가 호재 대열에 가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 글로벌 침체, 미 증시에 모멘텀.. '달러↑-유가↓'

이번주 미 증시도 유가와 달러 등락에 따라 춤추는 '종속변수'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역설적이게도 세계 경기의 침체 그늘이 짙어지면서 미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의 모멘텀을 맞고 있다.
지난주 달러화 강세와 유가약세를 촉발시킨 계기도 유럽의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이었다. 유로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와 증시 상승요인으로 이어지고, 달러 대체투자자산인 원유 등 상품가격 약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침체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와코비아증권의 선물 애널리스트 나단 골즈는 "(지난주 115달러 선에서 마감한) 유가는 지난 5월 초 저점이던 107-111달러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즈는 "달러화는 지난 7일 주요 저항선을 돌파한 상태"라며 얼마나 강세가 지속될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 소비 지표·실적 고비

14일로 예정된 소비자 물가 지수(CPI) 발표가 투자심리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소비위축의 깊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월가 예상대로라면 '호재'쪽으로 기울고 있다.


CPI는 0.4%를 기록, 전달의 1.1%보다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CPI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금리정책의 준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심CPI 역시 전월의 0.3%에서 0.2%로 둔화, 안도감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7월 소매 판매 실적(13일)은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신뢰성 있는 지표이다. 미 정부의 세금환급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에도 지난주 발표된 소매업체들의 동일점포 매출이 예상을 밑돌았던 만큼 소매판매 실적도 크게 개선되길 기대하기는 힘든 상태이다. 마켓워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매출은 0.2% 감소, 0.1% 증가했던 6월에 비해 후퇴했을 것으로 보인다.



6월 무역적자(12일), 7월 수입물가(13일), 7월 산업생산(15일)도 이번 주 예정된 경기지표이다.

소매기업의 분기 실적발표도 남아있다. 14일 실적을 발표하는 월마트는 이미 지난주 어두운 실적 전망으로 시장에 경고를 던진 바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 메이시(13일), 노르드스트롬(14일), JC페니(15일)
와 의류업체 애버그롬비&피치(15일)도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S&P500기업 중 449개가 분기실적을 마쳤다.
월가는 실적하락의 대부분을 차지한 금융주들의 실적발표 마무리에 따라 당분간 '어닝쇼크'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대치가 한참 낮아진 만큼 66%의 기업이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린 게 그나마 시장의 충격을 줄여줬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2%하락한 상태이다.
미 '베어랠리'재개여부, '소비'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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